"분위기 쇄신 차원이다."
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이 타격코치 보직 변경에 대해 밝힌 이유였다.
롯데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전을 앞두고 1군 메인 타격코치 역할을 하던 훌리오 프랑코 타격코치를 2군 드림 타격코치로 보직 변경시켰다. 프랑코 코치를 대신해 1군 보조 타격코치 일을 하던 김대익 코치가 메인 코치로 승격됐다. 드림 타격코치 역할을 하던 김승관 코치가 1군에 올라와 김대익 코치가 하던 역할을 이어받는다.
조 감독은 kt전을 앞두고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팀이 반전을 위해 자주 코치 물갈이를 하고, 감독이 할 수 있는 정석의 코멘트. 하지만 롯데는 다른 코치가 아닌 외국인 타격 코치였기에 조금 더 의미가 있었다. 조 감독은 "새 타격코치에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워달라고 주문했다. 득점권에서 쫓기는 등 기술적인 면 보다는 심리적인 면에서 선수들에게 도움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최근 3연패 포함, 최근 10경기 3승7패로 부진하며 9위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대호, 손아섭, 강민호, 최준석 등 이름만 들어도 리그 최고 타자들이다. 이들이 실력이 부족해 홈런, 안타를 못친다고 하면 말이 안된다. 아무래도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은 외국인 코치는 선수단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물론, 프랑코 코치는 타격 기술 지도 등에서는 최고 수준 전문가다.
조 감독은 14일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팀이 1대15로 대패하는 과정, 경기 중 덕아웃에서 선수단 미팅을 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선발 투수(애디튼 1⅔이닝 6실점)가 일찍 무너져 힘든 상황이 됐다. 그래도 홈팬들도 많이 오셨고 선수들에게 끝까지 집중해 자신의 역할을 할 건 하자고 독려했다. 질책은 아니었다. 집중력 발휘를 주문했었다"고 밝혔다. 어떻게든 침체된 팀 분위기를 살리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한 조 감독이었다.
그런 조 감독의 간절한 마음이 선수단에 전달된 것이었을까. 롯데는 모처럼 만에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6대0 완승했다. 초반 타자들이 상대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의 너클볼에 고전하는 듯 했지만, 찬스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피어밴드의 너클볼을 공략해 선취 타점, 도망가는 타점을 만들어냈다. 손아섭 3안타, 이대호 2안타, 강민호 2안타 등 주축 타자들이 제 역할을 해주니 경기가 풀렸다. 또, 9번타자 문규현이 결정적인 도망가는 솔로포 포함, 멀티히트 2타점 경기를 한 것도 큰 힘이 됐다. 상대 선발이 다른 투수가 아닌 리그 최강 선발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피어밴드였기에 이날 경기 승리가 충분히 의미 있었다.
일단은 타격 코치 변경 충격 요법이 통한 롯데다. 어렵게 만든 상승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