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공부도 열심히 하는 주희정이 되겠습니다."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 주희정이 은퇴한다. 주희정은 고려대를 중퇴 후 연습생 신분으로 1997년 원주 나래 블루버드에 입단해 데뷔했다. 1997~98시즌부터 2016~17시즌까지 총 20시즌동안 KBL 정규시즌 1029경기를 출전했다. 20시즌동안 정규시즌 기준 총 1044경기 중 결장한 경기는 15경기 뿐. 출전률로 환산하면 98.8%가 된다.
경기 출전 기록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기록을 자랑한다. 정규리그 기준 최다 어시스트(5381개), 최다스틸(1505개), 국내선수 트리플 더블 최다기록(8회), 3점슛 성공 2위(1152개), 리바운드 5위(3439개), 득점 5위(8564점)에 올라 있다.
20시즌 동안 수상 경력 또한 화려하고도 꾸준했다. 1997~98시즌 KBL 첫 신인왕 수상을 시작으로 정규리그 MVP, 플레이오프 MVP, BEST 5 4회, 수비 5걸상 2회, 우수후보 선수상 1회, 모범선수상 2회를 수상했다. 특
히 2008~09시즌에는 KT&G(현 KGC인삼공사)가 정규시즌 7위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음에도 정규시즌 MVP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2008~09시즌 주희정의 기록은 54경기 전경기 출전, 평균 38분37초를 뛰며 15.06득점 4.76리바운드 8.33어시스트(1위) 2.28스틸(1위)였다.
오랜 기간 활동하며 따라다닌 별명 또한 다양했다. 외모 때문에 너구리라는 다소 평범한 별명부터 2000년대 초 삼성에서는 테크노 가드로 불렸다. 그의 올-어라운드 플레이 스타일과 트리플더블 최다기록에 힘입어 2000년대 중반에는 주키드(주희정+제이슨 키드), 득점력이 만개한 2008-2009시즌에는 주내쉬(주희정+스티브 내쉬) 라는 별명도 추가되었다. 2015년 삼성으로 복귀한 후에는 후배들을 다독이며 아재가드 라는 친근한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주희정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해 온 농구선수를 마감했다는 것이 아직 실감나진 않는다. 선수 생활을 건강하게 마친 것에 대해서 KBL 팬들, KBL 구단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KBL에 입성할 수 있게 도와주신 최명룡 감독님을 비롯하여 김동광, 유도훈, 김진, 문경은, 이상민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누구보다도 힘들때마다 나를 잘 잡아준 아내와 아이 넷을 잘 돌봐주신 장모님께 고맙고 또 고맙다. 어려서부터 단 둘이 함께 지내왔던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난다. 1000경기 넘게 뛰어오면서 겪었던 나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전수해줄 수 있도록 지도자 공부도 열심히 하는 꾸준한 주희정이 되고 싶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한편 주희정은 오는 18일 은퇴 기자회견을 갖는다. 은퇴 후에는 구단과 협의해 지도자 연수도 계획 중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