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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역사 쓰는' 김서영, 세계에 도전하는 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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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은 나와의 싸움인 것 같아요."

김서영(23·경북도청)이 매 경기 한국 수영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김서영은 14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17년 수영국가대표 선발전 여자부 배영 200m 결선에서 2분11초12를 기록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전날 열린 개인혼영 400m(4분35초93)에 이어 이틀 연속 한국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비록 15일 열린 개인혼영 200m에서는 2분11초11을 기록, 한국 기록(2분10초23)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대회 내내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희망을 밝혔다.

눈에 띄는 성장세다. 김서영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97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주종목인 개인혼영 200m를 비롯, 개인혼영 400m, 계영 400m, 계영 800m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개인혼영 400m 기록을 갈아치우며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불과 6개월 만에 거둔 기록 향상. 15일 경기장에서 만난 김서영은 "긴 시간 동안 차근차근 준비했다.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며 "생각보다 기록이 잘 나와서 노력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서영은 청소년 시절부터 국내 랭킹 1~2위를 다투며 '한국 수영의 미래'로 불렸다. 그러나 세계의 벽은 높았다. 그는 세계대회에서 눈에 띄는 기록을 남기지 못한 채 아쉬움을 남겼다. 실제 김서영은 2016년 리우올림픽 개인혼영 200m 예선에서 준결선에 올랐지만,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역설적이게도 올림픽의 아픔은 김서영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힘이 됐다. 그는 "리우올림픽에 다녀온 뒤 생각하는 폭이 넓어진 것 같다. 이전까지 세계의 벽은 늘 높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지난해 치른 전국체육대회 기록을 보면서 '힘들겠지만,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진행한 동계전지훈련도 그의 수영인생에 큰 깨달음을 남겼다. 김서영은 "일본이 수영 강국이다. 신체조건이 비슷한데도 성적이 좋은 이유가 뭘까 생각했다. 선수들이 훈련 및 경기에 임하는 자세부터 달랐다. 일본은 인구가 많은 만큼 치열하다. 물론 운동할 수 있는 장소나 조건들이 매우 좋다"며 "일본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차곡차곡 경험을 쌓은 김서영은 "어렸을 때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데 의미를 두기 바빴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뭔가 더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명확한 목표가 생긴 김서영은 훈련을 조금 더 세분화 했다. 그는 접영, 배영 등을 고르게 훈련하며 기록 단축에 나섰다. 실제 김서영은 이번 대회 배영 200m에서 한국 기록을 새로 썼다. 그는 "종목별로 훈련을 한다. 훈련 때 배영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감독님의 추천으로 배영 종목에도 출전했는데, 생각보다 기록이 나쁘지 않았다"며 "세부 종목에도 틈틈이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상승세를 탄 그는 "수영은 나와의 싸움이다. 내가 세운 기록을 하나씩 달성하면서 조금은 나에 대한 믿음,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멀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단은 헝가리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결선 진출을 목표로 두고 한 단계씩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