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20·FC바르셀로나B)는 한국 U-20 월드컵 대표팀의 측면 공격수다. 그는 대동초 시절 최고의 공격수로 학원 축구를 평정했다. 2010년 차범근 축구상을 받았다. 그리고 한국을 떠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깜짝 입단했다.
이후 7년의 시간이 흘렀고, '꼬마' 백승호는 헌칠한 '청년'으로 자라 우리 축구팬들에게 돌아왔다. 백승호는 20일 전주에서 개막하는 2017년 FIFA U-20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우리나라 공격을 이끌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그동안 입단 초기 장밋빛 전망 처럼 탄탄대로를 걸어온 건 아니다. 전세계에서 모인 수많은 축구 신동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경쟁했고, 또 좌절하기도 했다. FIFA(국제축구연맹)의 징계로 상당 기간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2015년 정식 계약을 했다. 그러나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그런 백승호에게 이번 U-20 월드컵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최고의 쇼케이스다. 그는 "소속팀에서 기회를 못 받았다. 월드컵은 나에게 좋은 기회다. 간절하다. 성인 무대로 가는 첫 무대"라고 말했다.
그는 14일 한국 U-20 월드컵 대표팀이 치른 세네갈과의 마지막 친선경기에서 골맛을 봤다. 전반 36분, 조영욱의 어시스트를 받아 오른발로 차 넣었다. 세네갈의 수비수 2명이 전방에서 슈팅을 방해했다. 그러나 백승호는 매우 침착했고, 수비수 다리 사이로 강하게 차 상대 골문 왼쪽 그물망을 흔들었다.
백승호는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을 만나면서 새로운 계기를 맞았다. 신 감독은 백승호를 지난 2월 포르투갈 전지훈련지로 소집했다. 당시 이승우와 함께 백승호의 기량에 반했다. 신 감독이 희망하는 '엣지(예리한)'있는 축구를 위해 백승호가 필요했다. 한국에서 큰 주목을 받았고, 바르셀로나에서 선진 축구를 배운 백승호는 패스, 드리블, 볼키핑 등에서 수준급 기량을 선보였다.
그러나 당시 신 감독이 만났던 백승호는 실전 경기 감각과 체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소속팀에서 잦은 결장이 주 원인이었다.
신 감독은 두 명의 피지컬트레이너와 함께 백승호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백승호는 지난 3월 온두라스와의 4개국 대회 경기에서 골맛을 봤다. 이어 잠비아전에서도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자신감이 붙었고 또 대표팀에도 녹아들고 있었다.
백승호는 4개국 대회 이후 스페인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소속팀의 양해를 구했다.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별도의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함께 체력과 슈팅 훈련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지금의 백승호가 만들어졌다. 이제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경기 체력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두달 정도 열심히 준비를 했던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몸 상태가 90% 이상 올라왔다. 앞으로 남은 기간 더 노력해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