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가 또 한번 일을 냈다.
14일 방송된 '아버지가 이상해'는 왕따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치 관계를 천편일률적인 복수와 개과천선으로 끝내는 대신 민폐 하객 복수라는 기상천외한 카드를 꺼내 들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주말극 퀸' 이유리의 하드캐리와 이준의 서포트가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결혼식 전날 시댁에 신방을 차리고, "신부보다 돋보이면 안된다"며 변라영(류화영)에게 단화를 선물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는 김유주(이미도)의 만행에 분개한 안중희(이준)는 '민폐하객'이 되자고 주장했다. 이에 변씨 세 자매는 화려한 복수에 나섰다. 드레스 코드를 화이트로 맞추고 신부 대기실에 들어서 김유주를 크게 당황하게 한 것.
특히 변혜영(이유리)의 천연덕스러운 오버 액션이 눈길을 끌었다. 사진을 찍기 직전 재킷을 벗어 오프숄더 원피스 자태를 드러낸데 이어 화보에서나 나올 법한 아방가르드한 포즈를 취하며 김유주를 당황하게 한 것. 기세등등한 변혜영의 모습과 표정 관리가 되지 않는 김유주의 모습은 대비를 이루며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처럼 '아버지가 이상해'는 작은 신부터 큰 이야기 줄기까지 이유리의 활약에 힘입어 드라마를 끌고 가고 있다. 이유리는 일과 가정의 무게를 홀로 견뎌야 하는 부담감에 비혼주의를 선언하고, 현실적인 장벽에 가로막혀 결혼보다 동거를 선택하는 30대 여성들의 씁쓸한 현실을 리얼하게 그려낸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은 어떠한 걸림돌이 있어도 굽히지 않고 가족의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똑순이 장녀로서 강단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 호감도를 상승시키고 있다. 코믹과 신파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그의 연기력 또한 '아버지가 이상해'의 변혜영에게 공감하게 되는 이유다.
여기에 힘을 보태는 건 이준이다. 변씨 집안 식구로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짠함 그 자체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점점 변씨 집안에 녹아들며 까칠하고 도도했던 아이돌 스타 안중희가 아닌, 속정 깊고 자상한 의리파 안중희로 거듭나는 모습은 진짜 가족의 정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두 사람의 찰떡 호흡에 힘입어 '아버지가 이상해'는 독특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방송된 '아버지가 이상해'는 30.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24.7%)보다 5.7% 포인트나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비슷한 시간대 방송된 MBC '당신은 너무합니다'와 '도둑놈 도둑님'은 각각 12.9%, 8.9%의 시청률에 그치며 '아버지가 이상해'는 주말극 최강자임을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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