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20세 이하 대표팀의 슬로건이 '신나라 코리아'다. 이번 대회 신나게, 멋지게, 우리들의 축구를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 14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세네갈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2대2로 비겼다. 2번의 실점 장면은 아쉬웠지만 공격라인의 움직임은 여전히 경쾌했다.
2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질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기니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 우루과이, 세네갈과의 3번의 평가전에서 2승1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최종 모의고사를 무사히 마쳤다. 세네갈전 직후 출정식에서 신태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은 '신나라 코리아'를 외쳤다. "신나게, 멋지게 우리들의 축구를 보여드리겠다." '신나는 축구'를 공약했다. 고양에 집결한 축구 팬들이 가능성 충만한 스무살 선수들을 향해 응원의 종이비행기를 일제히 날려보냈다.
▶조영욱 이승우 백승호 믿음직한 공격라인
이날 펼쳐진 세네갈과의 마지막 평가전은 '아프리카팀' 기니와의 개막전을 염두에 둔 가상 실전이었다. 특히 선제골을 터뜨린 '18세 막내' 조영욱(고려대)의 움직임은 발군이었다. 3-4-3 포메이션의 스리톱은 위력적이었다. 이승우-백승호 사이에 선 조영욱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타이밍, 유기적인 패스플레이는 영리했다. 전반 18분 이승모가 전방으로 쭉 밀어준 킬패스를 끊어내려던 골키퍼가 차 낸 볼이 수비에 맞고 다시 앞으로 굴절됐다. 센터백 2명을 매단 채 달리던 조영욱이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야심만만한 슈팅을 날렸다.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원샷원킬'의 집중력이었다.
바르셀로나 소속 유망주 백승호(20)의 골도 반갑다. 체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전반 36분 조영욱이 박스 오른쪽으로 침착하게 밀어준 볼을 이어받은 후 상대 수비를 허물며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11일 우루과이전 부진을 털고 기어이 골맛을 봤다.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백승호는 "두 달 정도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던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몸 상태가 90% 이상 올라왔다.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루과이전(2대0승)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바르샤 스타' 이승우에 이어 공격라인 전원이 골맛을 봤다. 기니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스무살 청춘들이 사기충천했다.
▶"세트피스 수비 허점? 숨겼다"
이날 신태용호는 세네갈에게 세트피스로 2실점했다. 전반 31분 프리킥 상황에서 니안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사르에게 또다시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세트피스로 잇달아 골을 내주자 수비 불안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 부분에 대해 신 감독은 오히려 담담했다. "세트피스에 대해서는 공격도, 수비도 철저히 숨겼다."
서로의 전력과 전술을 100% 알지 못하는 20세 이하 맞대결에서 세트피스는 각국 공격전술의 핵심이다. 신태용호 역시 수십 개에 달하는 세트피스 조합을 자랑한다. 그러나 5월 평가전, 훈련 과정에서 눈부시던 세트피스가 실전에서 자취를 감춘 것은 이 때문이다. 신 감독은 "오늘 경기는 많이 숨기려고 했다. 수비, 공격 모두에서 상대가 우리를 분석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 시스템을 부술 수 있기 때문에 오늘도 우리가 쓰던 수비 형태를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세트피스는 알아서 하라. 절대적으로 보여주면 안된다고 주문했다. 오늘 골 먹은 것에 개의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평가전 3경기 무패… '할 수 있다' 자신감
경기 직후 신 감독과 선수들은 '근거 있는 자신감'을 노래했다. 신태용호는 U-20 월드컵 개막전을 앞두고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우루과이-세네갈과의 세 차례 모의고사에서 '2승1무' 무패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7일, 4개국 친선대회에서 한국은 아프리카 예선 1위 잠비아를 4대1로 대파했다. 11일엔 남미 예선 1위 우루과이를 2대0으로 격파했다. 마지막 '출정식' 평가전에서 아프리카 예선 2위 세네갈과 비겼다. 대륙별 1위를 잇달아 꺾었다. 세네갈과의 무승부는 오히려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계기가 됐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단 안에 퍼져나갔다.
신 감독 역시 선수단의 자신감을 강조했다. "4개국 친선대회를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지역 예선 1-2위 팀 상대로 결과도, 내용도 좋았다. 자신감이 붙었다. 자만감이 아닌 자신감으로 준비하겠다. 실전에서 더욱 스피디한, 신나고 즐거운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신나는 공격축구로 '8강 그 이상의 성적'도 노린다. 신 감독은 최종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첫 목표는 조별 예선을 잘 통과해야 한다. '2승1무'로 조1위를 노린다. 조 3위와 붙어서 16강을 편하게 하고, 8강부터는 결승전이라 생각한다. 목표보다 더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고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