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이현우가 차세대 '로코킹'의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이현우는 2004년 KBS2 어린이 드라마 '울라불라 블루짱'을 통해 데뷔, '태왕사신기' '대왕 세종'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그러다 2009년 '선덕여왕'에서 김유신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수많은 누나, 이모팬들을 각성하게 했다. 완벽한 비주얼과 아역 배우 시절부터 갈고 닦은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이지만 이상하게도 주연작의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다. '아름다운 그대에게' '내일을 향해 뛰어라' 등이 시청률 면에서 저조한 기록을 남겼고 전작인 KBS2 월화극 '무림학교'는 처참한 시청률 참패 끝에 조기조영되는 굴욕을 맛봤다. 그만큼 tvN 월화극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는 데뷔 13년차를 맞은 이현우가 칼을 갈고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아쉽게도 '그거너사'조차 시청률 면에서 좋은 기록을 남기진 못했다. 1%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씁쓸하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그거너사'는 확연히 달라진 이현우의 연기 내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전작과는 차별점을 갖는다. 이현우는 '그거너사'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밴드 크루드플레이의 숨겨진 멤버이자 천재 히트 작곡가인 강한결 역을 맡았다. 강한결은 타고난 음감에 시대가 바라는 바를 캐치하는 예리한 감수성을 모두 갖춘 음악 천재다. 하지만 모든 삶이 음악 위주로 돌아가는 바람에 연인 채유나(홍서영)에게 버림받고 우정도 끝날 위기에 처했다. 그 순간 순수하고 투명한,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여고생 윤소림(조이)을 만나고 점점 그의 매력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현우는 이러한 강한결의 내면 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사랑에 대한 두려움과 본능적 끌림 사이에서 갈등하는 강한결의 딜레마부터 윤소림의 청정 매력에 빠져 점점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닫힌 문을 열어가는 힐링의 과정을 디테일하게 표현해냈다. 또 타고난 뮤지션인 부친 강인우(최민수)와의 애증 케미부터 크루드 플레이 멤버들과의 브로맨스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극을 꽉 채워나갔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하는 상대역 조이를 든든하게 뒷받침 해주며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내공이 돋보였다. 그윽한 눈빛과 표정 연기로 설렘 지수를 한껏 높이며 여성 시청층을 매료시켰고, 그 덕에 여성팬들은 윤소림의 상황에 몰입하며 공감대를 키워갈 수 있었다. 만년 기대주로 13년을 보낸 이현우가 드디어 차세대 로코킹의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현우가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벌써 기대가 쏠린다.
'그거너사' 후속으로는 여진구 김강우 주연의 '써클:이어진 두 세계'가 22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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