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위와 10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시즌 초반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같이 부진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예상치 못하게 자리를 비운 외국인 선발투수로 인한 아쉬움도 크다.
삼성 앤서니 레나도는 지난 3월 24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류지혁의 타구에 팔목을 맞아 부상을 입었다. 당초 큰 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오른쪽 가래톳(허벅다리 윗부분)에도 통증을 느꼈고 치료차 일본에 건너가기도 했다.
에이스감으로 데려온 투수인데다 팀이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레나도의 공백은 더 커보인다.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펼쳤기 때문에 출전만 한다면 제몫을 해줄 것으로 보여 더 그렇다.
두산의 '판타스틱4' 중 한명인 마이클 보우덴도 다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개막 직후 등판 전 어깨에 이상을 느끼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보우덴은 지난 달 21일 1군에 올라왔다. 하지만 복귀 후 2경기에 등판해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1일 SK 와이번스전에서 2⅓이닝 2실점(1자책), 2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4이닝 4실점했다. 그리고 2일 다시 어깨 통증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보우덴은 1일 MRI검진을 마쳤고 2일 한국 의료진에게는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 검진자료는 미국 의료진에게도 보내져 국내와 미국 검진 결과를 종합해 주사치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 18승(7패) 투수로 팀의 통합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선발투수이기에 올시즌 보우덴의 빈자리는 꽤 크다.
두산과 삼성은 3일 경기에서 이들을 대신한 선발들이 위태로운 승부를 펼쳤다. 삼성 선발 최충연은 2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2회 오재원과 정진호에게 각각 만루홈런과 투런 홈런을 맡고 6실점하며 조기 강판됐다.
홍상삼은 5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내용이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대량 실점은 면했지만 5회까지 3회를 제외하고는 매이닝 실점을 했고 3회에도 위기를 겪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보우덴이 복귀하려면 한 달정도는 걸릴 것 같다"며 "미국에서 검진 결과가 나오고 재활까지 마치려면 그렇다"고 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 역시 "레나도가 재활을 시작했다. 잘 준비하고 있다. 2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위기에 빠진 두산과 삼성, 이 두 팀에게 현재 보우덴과 레나도는 절실하다.
대구=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