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2회초 결승 스리런. '베테랑' 이종욱이 가지고 있는 진면목이다.
NC 다이노스가 KIA 타이거즈를 꺾고 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NC는 2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2차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8대6으로 승리했다. 전날(28일) 패배로 9연승에서 멈췄던 NC는 2연패 위기에서 탈출해 다시 KIA를 1.5경기차로 바짝 뒤쫓았다.
KIA가 7회말 5-5 동점을 만든 후 양팀은 지루한 공방전을 펼쳤다. 사실상 불펜 대결이었다. NC는 김진성 원종현 임창민 등 필승조가 줄줄이 출격했고, KIA 역시 4⅓이닝을 소화한 김윤동을 비롯해 한승혁과 임창용까지 총출동했다.
하지만 투수전을 끝낸 것은 이종욱의 시원한 한 방이었다. 이종욱은 12회초 1사 1,2루에서 한승혁의 150km짜리 직구를 제대로 때렸다. 직구 타이밍에 스윙이 제대로 걸렸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직구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이 됐다. NC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순간이다.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을 팀이 가장 필요로하는 순간에 때려냈다.
사실 이종욱은 전 소속팀인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꾸준히 KIA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NC로 이적한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홈런 타자가 아니라 크게 드러나지는 않아도, KIA 입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가 바로 이종욱이었다.
2013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상대 타율 3할 이상을 유지해왔다. 2015시즌에 KIA전에서 타율 3할2푼6리에 홈런 2개 12타점으로 강했고, 지난 시즌에도 KIA를 상대로 타율 3할7푼 1홈런 6타점으로 고타율을 유지했다. 올 시즌에도 KIA와 첫 상대한 시리즈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어 KIA의 면모를 과시했다.
팀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이종욱은 올 시즌 조금 늦게 1군에 합류했다. 손시헌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NC 1군 선수단내 최고참이다. 이날 스타팅 멤버에서는 빠져있었지만, 교체 투입된 후 필요한 역할을 100% 해냈다. NC가 힘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