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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곧 성적, 연봉 '빅4' 이 정도면 몸값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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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연봉 '톱4'는 1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2위 김태균(한화 이글스), 공동 3위 최형우 양현종(이상 KIA 타이거즈)이다.

사실상 FA 계약을 한 이대호는 계약금 50억원은 별도로 받고, 매년 25억원의 연봉이 책정돼 있다. 김태균은 지난해 84억원에 FA 계약을 하면서 계약금 20억원에 4년간 16억원의 연봉을 균일하게 받는다. 최형우는 지난 겨울 KIA로 옮기면서 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에 4년 계약을 했다. 여전히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양현종은 22억5000만원에 1년 계약만 했다. 양현종은 최형우와 똑같이 연봉 15억원으로 팀내 공동 1위다.

매년 겨울 천문학적인 액수의 FA 계약을 보면서 비상식적인 몸값 폭등에 경악을 금치 못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이들이 제몫을 하게 되면 '몸값이 곧 성적'이라는 현실에 제법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이대호가 4년간 150억원을 받는데,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해야 '몸값'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해진 수치는 없다. 팀을 위해 얼마나 많이 출전했고, 얼마나 많은 적시타와 홈런을 터뜨렸는가를 놓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면 된다.

고무적인 것은 이들 '빅4'가 시즌 시작부터 몸값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FA 계약을 하고 난 뒤 '먹튀' 취급을 받는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닌 현실을 보면 이들의 활약은 매우 모범적이다.

이대호는 부산에 야구 붐을 다시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이대호 효과'다. 이대호가 타선에 합류한 롯데는 올시즌 한층 업그레이드된 폭발력을 과시하고 있다. 25일 부산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롯데는 이대호의 동점 솔로홈런을 앞세워 4대2로 역전승했다. 3타수 3안타 1타점을 친 이대호는 타율 4할6푼1리로 1위, 7홈런으로 공동 2위, 17타점으로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타율은 압도적인 페이스이고, 홈런과 타점서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롯데의 홈인 사직구장의 관중 증가율은 14%다.

김태균은 연속경기 출루 행진중이다. 지난 23일 kt 위즈전까지 65경기 연속 출루행진을 이어갔다. 펠릭스 호세의 63경기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25일 롯데전에는 허벅지 통증 때문에 결장했다. 이날 현재 타율 3할9푼3리로 3위이고 2홈런, 14타점을 마크하고 있다. 아직은 클러치 부문에서 폭발력을 발휘하지는 않고 있지만, 별다른 슬럼프 없이 꾸준히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가 돌아온만큼 김태균에 대한 견제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팀을 옮겨서도 4번타자를 차지한 최형우는 이날 현재 타율 타율 4할3리, 5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2위, 홈런 공동 7위, 타점 5위다. 장타율은 0.833으로 선두다. KIA가 남부럽지 않은 4번타자를 거느리는 것은 2009년 최희섭 이후 처음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25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고, 이 기간 4홈런과 14타점을 추가했다. 홈런, 타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형국이다.

양현종은 올해도 페이스가 흔들림이 없다. 4경기에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1.30을 마크했다.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3위에 올라 있다. 토종 투수들 가운데 활약상이 으뜸이다. 지난 22일 LG전까지 3경기 연속 7이닝을 던졌다. 또한 3경기 연속 4사구를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완벽한 제구력과 완급조절로 헥터 노에시, 팻딘과 함께 선발 빅3로 로테이션을 이끌고 있다. 시즌 초 페이스가 좋은 만큼 여름을 잘 넘긴다면 커리어 하이를 보낼 수도 있다. 한 시즌 반짝 활약이라면 논할 가치가 없다. 이들의 활약상은 FA 계약 이전과 다를 바 없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