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거포 최 정이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홈런을 선점했다. 또한 이 홈런으로 1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6번째다.
최 정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번-3루수로 선발 출전해 9회초 솔로 홈런을 쳤다. 이날 첫 안타이자, 쐐기를 박는 한 방이었다. SK는 홈런 3개를 앞세워 LG에 8대3으로 이겼다. 최 정은 10홈런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1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은 앞서 6명의 선수들만이 해낸 기록이다.
최 정은 팀이 7-3으로 앞선 9회초 1사 후 고우석의 4구 패스트볼(147km)을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앞선 네 번의 타석에서 2삼진 포함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나 마지막 타석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장식했다.
장종훈, 양준혁(이상 15년 연속), 박경완(14년 연속), 이승엽, 김태균(이상 12년 연속)에 이어 역대 6번째 기록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최 정은 "꾸준하게 안타를 치면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건강히 풀타임을 뛰고 싶다"라고 말했다. 대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모두 롱런을 한 선배들이다. 몸 관리를 그만큼 잘 하신 것이다. 같이 기록을 이뤄나간다는 것보단, 배우는 입장으로 몸 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싶다"라고 했다.
가장 먼저 10홈런 고지를 밟으며, 최다 홈런 단독 선두. 하지만 최 정은 "시즌 초에는 좋은 선수, 안 좋은 선수들이 각각 있다. 나는 그동안 시즌 초에 안 좋았는데, 이상하게 결과가 좋다. 일단 팀이 이기는 데 집중하고 싶다. 시즌을 시작할 때 수치를 정하진 않는다. 목표는 따로 없다. 작년에 쳤던 40홈런에 근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홈런보다 안타를 많이 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공동 홈런왕이었던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도 이날 메이저리그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묘한 상황이다. 최 정은 "KBO에서 활약했던 선수라 한국 선수처럼 관심 있게 보게 된다. 한국 야구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뿌듯할 뿐이다. 같이 홈런왕을 했던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시너지 효과도 확실하다. 김동엽, 한동민 등 거포들이 같이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 최 정은 "동엽이와 동민이 모두 몸 관리를 잘 한다.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 정은 최근 끈질긴 승부로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는 "공을 더 오래 보고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둔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투를 몇 번 놓치기도 했다. 그것만 보완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잠실=선수민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