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타선의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에서도 홈런이 터졌다. 특히 곳곳에서 안타가 나오니 투수도, 안타가 없는 타자들도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다.
SK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2안타(3홈런)를 몰아치며 7대4로 이겼다. SK는 지난 23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 패했으나,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시즌 12승9패로 단독 3위가 됐다. 상승세의 SK 타자들은 투수진이 좋은 LG를 상대로도 연신 안타를 뽑아냈다. 홈런도 홈런이지만, 필요할 때마다 적시타가 나왔다.
SK는 거의 매 경기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고 있다. 최 정, 김동엽, 한동민 등은 꾸준히 선발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외 포지션에선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한다. 베테랑들의 체력도 안배한다. 그 변화가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중심 타선에서 몇몇 선수들이 부진해도, 곳곳에서 해결사가 나오니 편하게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다.
SK는 1회 볼넷으로 출루한 김강민이 2사 1,3루에서 폭투가 나오면서 홈을 밟았다. 가볍게 선취 득점. 3회에는 타선이 본격적으로 폭발했다. 선두타자 한동민이 좌월 솔로포로 포문을 열었고, 1사 후에는 김동엽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2사 3루에선 정의윤, 이재원, 나주환, 박승욱의 연속 안타가 나왔다. 2사 후 하위 타선의 맹타로 6-0으로 달아났다. 특히 박승욱은 2사 1,2루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3루타를 날렸다. 4회초 2사 후에는 김동엽이 좌중간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강민은 한 타석을 소화한 뒤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됐다. 3번 타자 최 정, 5번 타자 박정권은 경기 초반 무안타로 부진했다. 최 정은 9회 쐐기 솔로포를 날리며 가까스로 부진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김동엽을 제외한 클린업 트리오가 다소 불안했다. 그럼에도 뒤에 배치된 타자들이 기회를 확실히 살렸다. 안타를 치지 못한 선수들이 굳이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됐다.
투수도 편해질 수 있었다. 이날 선발 투수였던 스캇 다이아몬드는 두 번째 등판이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크게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다이아몬드는 5이닝 동안 62구를 던지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왼쪽 종아리에 경련이 일어나면서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타자들이 일찌감치 점수를 뽑아주면서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7점의 넉넉한 리드였다. 투수 운용에서도 부담이 확 줄었다. 두 번째 투수 임준혁이 3실점으로 흔들렸으나, 채병용으로 흐름을 차단. SK는 타선의 힘으로 LG를 꺾으며, 다시 연패를 피했다.
잠실=선수민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