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가을. 한국에서 일본으로 야구유학을 간 2명이 처음으로 일본 프로야구(NPB) 구단의 지명을 받아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
얼마전 한화 이글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신성현(27)과 지난해까지 라쿠텐 이글스에 뛰었던 투수 김무영(31)이다.
은퇴한 김무영은 현재 일본 독립리그 BC리그(Baseball Challenge)의 도치기 골든 브레이브스 투수코치로 있다.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한 김무영은 자기만의 야구인생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김무영은 부산에서 중학교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을 졸업한 뒤 독립리그 후쿠오카 레드와블러스에 입단했다. 독립리그에서의 활약을 눈여겨본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무영을 6라운드에 지명했다.
그에게는 독립리그에서 보낸 시간은 아주 귀중했다고 한다. "대학 4학년 때 부상으로 프로에 못갔다. 그래서 독립리그에 갔는데 1년 동안 술도 안먹고 놀지도 않고 오로지 야구에 집중했고, 그 결과 프로로 갈 수 있었다"면서 "독립리그에서 길게 머무르지 말고 빨리 프로에 가야한다. 나는 그 경험과 방법을 알고 있다. 그것을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여기 선수들은 트레이닝 법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모르는 것이 많다. 그들의 레벨이 올라갈 수 있게 포기하지 않고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김무영의 마음을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도치기 구단의 투수들은 김무영에 대해 "김 코치는 항상 선수의 몸상태에 대해 신경을 써준다. 너무 착하고 친형 같은 존재"라고 입을 모은다.
고교 1학년 때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생활이 이젠 16년이나 된 김무영.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일본에서 보낸 그의 일본어 발음은 물론, 다양한 언어 표현은 현지인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다. 탁월한 일본어와 많은 경험, 또 진지한 자세로 젊은 일본 투수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지난 4월 22일 도치기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3군과 교류경기를 했다. 7회까지 0-1의 투수전이 이어졌는데 8,9회에 도치기의 투수들이 볼넷을 남발하며 결국 0대7로 완패했다. 도치기 투수들은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해 고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경기 후 김 코치는 투수조가 모인 미팅에서 "오늘의 모습은 잊어라. 빨리 기분 전환해라. 또 다음에 뭘 해야할지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어두운 표정의 선수들에게 질책 없이 뜨거운 마음으로 선수와 소통하고 있었다.
코치로서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김무영. 그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김 코치는 "이 팀에서 많은 선수들을 NPB에 보내고 싶다.개인적으로는 지도자로서 NPB 구단 코치가 되고 싶고,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도 코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김무영의 NPB에서 89경기에 등판해 2승2패6홀드-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다. 결코 화려한 성적이 아니다. 하지만 숫자에는 나오지 않는 수많은 경험이 지도자의 능력으로 발휘되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