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딱 100경기를 치렀다.
올시즌의 가장 큰 변화는 스트라이크존이었다. 타고투저 시대에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컸고, WBC에서 선수들이 스트라이크존이 달라 애를 먹자 KBO는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하기로 했다.
투수들에게 유리해진다는 얘기속에 정규리그가 시작됐고, 그 말은 기록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경기 시간이다.
올시즌 100경기의 평균경기시간은 3시간17분이다. 9이닝 정규이닝만 놓고 볼 땐 3시간 13분.
3시간25분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8분이 줄어든 수치다. KBO리그는 아직 620경기나 남았고, 시즌 초반임을 감안하면 큰 감소폭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출발이 나쁘지 않다. KBO리그 경기 시간은 지난 2013년부터 3시간20분대로 늘어났다. 5년 만에 3시간10분대로 복귀가 가능해진 2017년 시즌이다.
경기시간이 가장 짧은 팀은 kt 위즈다. 연장까지 포함해 2시간 59분을 기록해 유일하게 3시간 이내에 경기를 끝내고 있다. 이어 넥센 히어로즈가 3시간 1분으로 바짝 뒤쫓고 있고, LG 트윈스(3시간 9분), KIA 타이거즈(3시간12분), SK 와이번스(3시간17분)가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오래 경기하는 팀은 두산 베어스다. 3시간32분으로 가장 길다. 3번이나 연장전을 치르며 시간이 늘었다.
평균자책점이 4.22로 지난해 5.17보다는 대폭 줄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투수들이 8명이나 된다. 전체 타율도 2할9푼에서 2할6푼9리로 내려갔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지만 스트라이크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답게 스트라이크 비율이 늘었다. 지난해와 2015년엔 스트라이크비율이 63.9%였는데 올해는 66.3%로 조금 높아졌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으니 볼을 기다리기보다는 쳐야하는 상황이 됐다. 타자들이 대부분 2스트라이크가 되기전에 공격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많아졌다고 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자신이 볼이라고 생각해 치지 않은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이 되면 타격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어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확대된 스트라이크존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