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비은ㅤㅎㅖㅇ예금취급기관 대출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금은 102조1214억원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회사 등이다. 시중에서 소위 제2금융권으로 불리는 곳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금이 100조원을 돌파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연간 기업대출 증가액을 보면 2014년 4조6919억원에서 2015년 12조9214억원으로 증가했고, 2016년에는 증가폭이 19조9747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는 2달 동안 5조917억원이 늘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이 증가한 이유로는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이 금리가 상대적으로 비싼 2금융권을 많이 찾았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비은행권 기업대출금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이 84조9103억원으로 83.1%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대출에는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빌린 돈도 포함됐다.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로 자영업자의 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한 이른바 '풍선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별로는 상호금융이 40조388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이 25조147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2월 저축은행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7.57%로, 예금은행 기업대출 금리 3.49%보다 2배 가량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가능성을 높인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적신호'가 나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의 대기업의 대출 연체율(0.73%)은 전달보다 0.01% 포인트 상승한 데 그쳤지만,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0.81%)은 0.07% 포인트가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국내 시중 금융권의 금리 추가 상승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경영악화 가능성에 염두에 둔 정부 차원의 제2금융권 대출 관련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