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패션쇼뷰티]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오프쇼 선택하는 브랜드

by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양지윤, 이한나 기자] 패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메이크업이다. 패션위크를 제대로 즐기는 사람은 의상과 메이크업의 조화를 함께 본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메이크업에 각별한 공을 들인다. 붓터치의 작은 차이로도 컬렉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

올해 패션위크 기간 동안 열린 여러 오프쇼에서는 메이크업 아티티스들의 다채로운 손길이 의상 만큼 눈길을 끌었다. DDP에서 열리는 서울패션위크는 헤라가 백스테이지를 점령했으나, 오프쇼들의 무대 뒤 변신은 다양한 메이크업 브랜드에서 책임지고 있었다. 오프쇼 F/W컬렉션을 선보인 제인송, 곽현주 컬랙션의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을 살짝 들여다봤다.

▲제인송 & 나스

지난 3월 30일 진행된 오프쇼 '제인송' 컬렉션. 성수동 레이어 57에서 열린 이 패션쇼는 그 동안 DDP에서 선보였던 쇼와는 사뭇 달랐다.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공간으로 초대된 듯, 관객들은 쇼 시작 전부터 제인송 컬렉션으로 빠져들었다.

'스트리트 스피릿(STREET SPRIT)'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컬렉션은 '머스큘린 룩'이 핵심이었다. 90도에 가깝게 떨어지는 직각 어깨라인, 긴 코트와 와이드한 슬랙스 핏 등 다양한 수트 룩을 재해석 했고, 다양한 컬러감이 돋보였다. 제인송은 버건디, 와인, 비비드한 코발트 블루 등 세련된 컬러 플레이를 활용했다. 제인송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쉬폰과 레이스는 마냥 여성스러운 느낌보다는 어두운 컬러감으로 중후한 분위기를 살렸다.

시스루 스커트와 무거운 코트, 레이스 톱과 롱 스커트 등 무게감이 서로 대조되는 아이템을 동시에 선보이며 독특한 무드를 전했다.

자, 이런 분위기라면 어떤 메이크업을 얹어야 할까? 여성복 컬렉션이라 남자 모델이 런웨이를 걷지는 않았지만, 마치 남성복 컬렉션에 온 듯, 매니시한 분위기가 진했다. 그렇다면 '머스큘린 메이크업'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정말 그런 의도가 반영됐는지 이번 2017 F/W 제인송 컬렉션을 함께한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나스의 프리미어팀 여형석 팀장의 말을 들어보자.

-이번 제인송 컬렉션에서 어떤 점을 표현, 강조하고자 했는지?

▶2017 F/W 제인송 컬렉션의 의상의 컬러와 디자인을 보았을 때 여성의 이중적인 느낌이 떠올랐어요. 제인송의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을 이번 메이크업 룩에서 표현하기 위해 페미닌하지만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했습니다.

여성스러움은 피부표현으로 본연의 피부를 살려 내추럴한 느낌으로 연출했고, 강인한 느낌은 두꺼운 아이 브로우로 직선적인 느낌을 완성했습니다. 너무 무거운 느낌을 피하기 위해 매트한 립과 글로시한 아이 메이크업으로 메이크업 질감을 살려 대조미를 표현했습니다.

-패션쇼 메이크업 컨셉은 보통 어떻게 정하나요?

▶전체적인 의상 컨셉을 보고 그 느낌을 최대한 표현 할 수 있는 룩과 컬러들을 적어두죠. 이번 제인송 컬렉션은 최대한 의상이 돋보일 수 있게 '절제된 룩과 컬러'를 선택했습니다. 또 너무 많은 컬러들을 다양하게 사용하지 않는 “‡향으로 연출했어요.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려하는 게 컬렉션에서 가장 큰 작업입니다. 이번 나스&제인송 컬렉션 컨셉은 전체적인 피부표현, 아이&립메이크업이 벨벳 매트한 텍스쳐를 기본으로, 투명 립글로스를 동공에 도포해 런웨이에서 글로시한 느낌을 완성했습니다.

-다가올 F/W 메이크업 트렌드를 짚어주신다면요?

▶F/W 시즌 메이크업 트렌드 키워드는 '내추럴 스킨'과 '원포인트 메이크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피부 타입에 맞는 프라이머를 얼굴 전체적으로 사용한 후, 컨실러를 이용해 커버해야 되는 부분만 소량 커버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피부톤에 알맞는 컬러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전체적인 커버를 하지 않더라도 프라이머로 피부 결을 정리해 내 피부처럼 자연스러운 베이스를 연출 할 수 있습니다.

원포인트 메이크업의 키 포인트는 컬러와 텍스처 농도를 조절해가며 다양한 곳에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끈적거리는 텍스처가 아닌 실크처럼 보송한 마무리감이 중요하죠. 틴트와 틴트 글로스 이용해서 과즙을 물들인 듯 한 싱크러운 립앤 치크를 연출해주신하면 트렌디한 원 포인트 메이크업을 보다 쉽게 완성할 수 있습니다.

▲곽현주 컬렉션 & 슈에무라

지난 6일, 서울 성수동의 한 폐공장을 개조해 만든 레스토랑에서 곽현주 컬렉션 론칭 15주년 기념 17FW 오프쇼가 열렸다. 자신의 이름을 건 컬렉션의 15주년. 특별한 공간에서 쇼를 펼쳐내고 싶었던 디자이너의 바람은 런웨이 위에 그대로 펼쳐졌다.

"15주년을 맞아 특별한 공간에서 쇼를 해보고 싶었어요. 이번 오프쇼를 진행했던 공간, 어반소스는 해방 전후의 재봉공장을 개조한 레스토랑이에요. 이 곳을 보자마자 저의 초심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자연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이 곳에서 오프쇼를 하게 됐어요." (곽현주)

'REVERSE CHARM OF THE MERMAID' 라는 컨셉으로 펼쳐진 이번 패션쇼는 디자이너 고유의 위트있는 감각이 돋보였다. '인어공주'를 컨셉으로 캐주얼한 스트리트 웨어부터 섹시한 수트, 드레스까지. 하나의 메시지 아래 다양한 매력을 아이템 하나하나 담아 무대 위에 가득 넘쳐흘렀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버리고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 그녀의 사랑, 용기, 호기심, 눈물을 담아보고 싶었어요. 인어의 반전매력에 대한 컨셉 아래 곽현주 컬렉션만의 파워풀하고 영(YOUNG)한 느낌을 살리고 트렌디하게 풀어내고자 했습니다."(곽현주)

곽현주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 아이템 하나하나에 진주의 부드러운 우아함과 데님의 거친 듯 하면서도 캐주얼한 매력을 조화롭게 녹여냈다. 런웨이 속 옷들에서 '마치 클림트의 그림을 보는 듯 인어의 프린트를 활용해 섹시한 신비로움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그녀의 의도 역시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컬렉션에서 무대 위 모델들이 120% 인어로 변실할 수 있었던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인어의 피부결을 그대로 살린 메이크업과 갓 물 속에서 나온 듯한 젖은 헤어 스타일.

곽현주 컬렉션의 17FW 오프쇼는 메이크업 브랜드 '슈에무라' 와 함께 했다. 슈에무라는 "아름다운 메이크업은 아름다운 피부에서 시작한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스킨케어, 베이스 메이크업부터 색조까지 모든 아이템들을 글로벌리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려놓은 브랜드다.

곽현주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을 슈에무라와 함께 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꼽았다. "슈에무라의 젊고 파워풀한 느낌이 제 브랜드와 결을 같이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컬렉션을 함께 준비한 슈에무라 코리아의 박성애 리딩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함께 오프쇼 메이크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하 일문일답)

- 이번 곽현주 컬렉션에서 어떤 점을 표현, 강조하고자 했나요?

▶가장 큰 영감은 곽현주 디자이너 컬렉션의 17FW의 컨셉과 텍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특히, 그저 아름답기만 한 인어가 아닌 사랑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목숨까지 바치는 강한 인어공주라는 설정이 와닿았어요. 그런 유니크한 컨셉을 메이크업으로 표현하기 위해 동화 속 인어공주의 모습과 글로시한 피부 표현이나 자연스러운 브로우 등의 2017년 메이크업 트렌드도 적극적으로 반영했어요.

- 패션쇼 메이크업 룩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나요?

▶ 디자이너와의 미팅을 통하여 컨셉을 먼저 듣는 시간을 가져요. 그 후 서로가 생각하는 컨셉에 대한 의견을 나누죠. 전체적인 방향이 크게 정해지게 되면, 다양한 제품을 시도하면서 룩 개발에 들어가요. 완성되게 되면 모델에게 직접 시연하고 실제로 보면서 무대 위엣는 어떨지, 패션과는 어울리는지를 확인하고 보완하죠.

- 그럼 디자이너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겠어요.

▶ 맞아요. 디자이너의 패션을 먼저 깊게 이해한 후, 현재 메이크업 트렌드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안을 서로 고민하죠.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는 패션과의 조화예요.

- 패션과 뷰티의 조화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 슈에무라는 디자이너와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서로가 추구하는 컨셉이 런웨이 위에서 완벽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일단 쇼의 컨셉이 정해지면 패션과 조화가 잘 되는 전체적인 메이크업 룩을 제안하고 디자이너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요. 그게 전체적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곽현주 디자이너 역시 이번 협업에 있어 슈에무라와의 원활한 소통을 긍적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저만을 위한 컬렉션팀이 짜여져 운영되었기 때문에 서로 원하는 점을 이끄는 데에 있어 집중도가 정말 높았어요. 컬렉션 전체의 컨셉은 이번 곽현주 컬렉션의 메인 테마로 진행이 됐지만 메이크업의 룩앤필을 제안하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방법적인 부분은 전적으로 슈에무라에서 맡아줬습니다. 정말 든든한 파트너였어요."

▲ 패션과 메이크업의 합(合) 그리고 서울패션위크

서울패션위크는 지난 2015년부터 메이크업 브랜드 헤라의 공식적인 스폰서를 받고 있다. 그 일환으로 모든 쇼의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은 헤라에서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번 17FW 서울패션위크, 서울컬렉션의 경우 총 46회 쇼로 구성되었다. 총 46회의 쇼. 이 모든 쇼의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을 한 개의 브랜드가 맡아 진행하면서 디자이너와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또 매년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작품을 서울패션위크 무대 위에 세우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실제 패션쇼가 진행되는 시간은 약 15분. 그 짧은 시간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디자이너들은 환산하기 힘든 오랜 시간을 고군분투한다. 현장에 참여하는 수 십명의 스텝 역시 실수없는 쇼를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하는 공간이 바로 백스테이지이다.

이번 시즌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한 브랜드의 백스테이지에서는 디자이너와의 백스테이지 브랜드 스텝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모델들이 쇼에 오르기 1시간이 채 안남은 시간임에도 명확한 컨셉이 백스테이지 스텝들과 공유되지 않았던 것. 우연히 목격한 현장이었지만 안그래도 정신없는 백스테이지가 순식간에 아노미 상태로 전락. 헤드 스텝까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기자의 눈에도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무대 위 디자이너의 지난 노력의 결실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이 집중되어야 할 백스테이지는 메이크업 브랜드 홍보용 비디오 클립을 찍기 위한 카메라를 비롯해 디자이너의 옷이 아닌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장소로 전락되고 있는 현실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디자이너들이 오프쇼를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오프쇼를 선택하는 것에는 디자이너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 후회없는 쇼를 펼쳐내기 위한 선택임에는 틀림이 없다.

yangjiyoon@sportschosun.com, ha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