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시카고 타자기' 고경표가 인연의 중심에 있다.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극본 진수완/연출 김철규)가 짜임새 있고 촘촘한 전개로 호평 받고 있다. 차근차근 쌓아둔 복선에 주인공 세 사람이 엮이자 스토리가 불붙기 시작했다. 흥미를 더해가는 세 사람의 인연. 그 중심에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유령 고경표(유진오 역)가 있다.
22일 방송된 '시카고 타자기' 6회에서 유진오는 한세주(유아인 분)에게 계속해서 소설을 써달라는 부탁을 했다. 자신이 유령임을 밝힌 유진오는 한세주에게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 했다. 80여 년 동안 타자기에 봉인돼 있었던 유령이며, 한세주에게 찾아온 이유, 그리고 과거에 한세주와 친구였고 문인이었다는 사실까지.
유진오는 유령의 능력을 이용해 한세주와 전설(임수정 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강아지로 빙의해 한세주와 전설이 만날 수 있게 했고, 한세주가 과거를 볼 수 있도록 하며 믿기 힘든 인연을 납득하게 만들었다. 이날 고경표는 80여 년을 살아온 유령을 맛깔스럽게 소화하며 판타지를 현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세 사람의 인연에 개연성을 입혔다.
유령이라는 존재에 놀란 한세주의 곁을 더욱 붙어 다니는 유진오는 장난꾸러기 유령 그 자체였다. 왜 유령이 보이는지 혼란스러운 한세주에게 자신도 모르겠다며 전설에게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유진오는 익살스럽고, 능글맞고 여유로운 개구쟁이였다. 한세주의 집으로 전설이 찾아와 세 사람이 같은 자리에 마주했을 때, 흐뭇해하면서도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한세주와 전설을 쳐다보는 유진오는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며 극에 활력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유진오가 떠나길 바라는 한세주에게, 꼭 소설을 완성시켜 달라며 간곡히 부탁하는 유진오에게서는 간절함이 돋보였다. 그가 간절한 만큼, 지켜보는 시청자는 마음이 아팠다. 이 같은 모습은 밝음과 묵직함을 동시에 지닌 1930년대의 유진오와 교차되며, 더욱 깊이 있게 와 닿았다. 1930년과 2017년을 오고 가는 유진오는 시청자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주인공 세 사람의 과거가 풀릴수록 더 궁금해진다. 인연의 열쇠는 고경표가 쥐고 있다. 과거의 세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유진오가 기억하지 못하는 마지막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전개에 관심이 쏠린다.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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