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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소이 "아직도 '취미로 연기하냐'는 편견, 큰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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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소이(본명 김소연, 37)가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 후 생긴 세상의 편견과 연기를 대하는 진실한 태도를 고백했다.

오는 27일 개막하는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에 한국경쟁 부문으로 초청된 영화 '폭력의 씨앗'(임태규 감독)을 들고 관객을 찾게 된 김소이. 극 중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주아를 연기한 김소이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1994년 VJ로 연예계에 입성, 1999년 5인조 걸그룹 티티마로 본격 데뷔한 김소이는 2002년 티티마가 해체된 이후 배우로 전향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로 자신만의 행보를 구축해나갔다. 그는 2004년 방송된 MBC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를 통해 연기에 첫발을 디딘 후 2009년 MBC '지붕뚫고 하이킥!', 2010년 SBS '나는 전설이다', 2012년 tvN '아이 러브 이태리' 등에 출연하며 내공을 쌓았고 동시에 스크린 역시 2005년 개봉한 영화 '가발'(05, 원신연 감독)을 시작으로 '해부학 교실'(07, 손태웅 감독) '배우는 배우다'(13, 신연식 감독) '조류인간'(15, 신연식 감독) '프랑스 영화처럼'(16, 신연식 감독)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연기뿐만이 아니었다. 외교관이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홍콩, 영국, 미국, 대만을 오가며 학창시절을 보냈고 덕분에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중국어 3개국어를 마스터한 수재인 김소이는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 MC는 물론 예능, 연출, 인디 밴드 라즈베리필드의 보컬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여기에 '아무도 몰라' '꿈, 틀' 등 두 편의 에세이를 집필하며 작가로서도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김소이는 "올해 연기 데뷔 13년 차가 됐다. 대단하게 흥행을 거둔 작품은 아니지만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며 배워가는 중이다. 무리한, 과도한 욕심은 아니지만 그래도 연기에 대한 욕심은 상당한 편이고 그래서 매번 노력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직 대중은 내 정체성에 대해 가수인지, 배우인지 모르는 것 같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부터는 연기에 더욱 집중하려고 한다. 10년간 잘 알고 지내던 감독이 최근 '소이야, 네가 이 정도로 연기하고 싶은지 몰랐어. 넌 연기를 취미로 하는 줄 알았어'라고 고백하더라. 그의 말이 너무나 충격이었고 또 내겐 상처가 됐다. 나는 매 순간 절실했고 매 작품 간절했다. 절친에게 '연기가 취미'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내가 집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를 잘 알던 사람들도 내 정체성을 잘 모르는데 대중은 오죽했을까 하는 걱정도 됐다. 그래서 앞으로 목표를 연기에 대한 집중과 선택으로 정하고 실천하려고 한다. 엔터테이너 소이가 아닌 배우 김소이로 대중에게 다시 한번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로 인생 제2막을 열겠다는 김소이의 포부. 그 첫 번째는 탄탄한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환경을 갖추는 것. 근 10년간 개인 매니저와 활동했던 김소이는 최근 DN Brothers와 전속계약을 맺고 배우의 영역을 더욱 넓혀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 번째는 자신처럼 연기 꿈을 키우는 배우들과 스터디를 만들어 탄탄한 실력을 쌓겠다는 것. 정체되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은 김소이였다.

김소이는 "최근 소속사에 들어간 것도 스터디를 하는 것도 앞으로 배우 김소이로 대중에게 인정받기 위한 첫걸음인 것 같다. 배우는 운동선수랑 똑같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을 위해 4년간 연습하는 국가대표처럼 배우도 최고의 작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비록 나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조금씩 내 진심을 보일 수 있다면 언젠가 이 색안경도 벗겨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배우라는 직업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또 절망스러운 직업인 것 같다. 선택을 당해야만, 사랑을 받아야지만 이어갈 수 있는 일이다. 선택을 당하기 위해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또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폭력의 씨앗'은 군 폭력을 당해오던 주인공이 분대원들과 외박을 나와 일어나는 하루를 그린 작품이다. 이가섭, 박성일, 김소이가 가세했고 '조난자들' 연출부 출신 임태규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오는 27일부터 내달 6일까지 전주영화의거리에서 열리는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진출한 '폭력의 씨앗'은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 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DN Brot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