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는 한국 문화 기원과 관련하여 우리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고대 국가다. 특히 삼국 중에서도 열린 정신으로 중국과 일본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들과 대외교류를 매우 활발히 펼쳤다.
현재 한성백제박물관 백제학연구소 학예연구사(학술연구팀장)인 저자는 우리 고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교, 유교, 도교와 함께 이들 종교 사상이 유입되기 이전의 토착 신앙인 신화와 제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1장 '한민족의 기원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에서는 백제의 정체성이 바로 우리 한민족의 정체성과 가장 깊이 연관될 뿐 아니라, 백제에는 부여 고구려 계통의 동명신화와 함께 고조선 계통의 곰 신화도 전해지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뒤이어 2장에서는 백제 건국신화의 주류인 동명-온조 신화와 북부여, 졸본부여의 관계를 통해 백제 동명의 실체를 밝힌다.
3장에서는 백제 시조 구태, 비류 전승의 성립과 동부여, 고구려, 공손씨 정권을 다루었으며, 4장에서는 백제 웅진기의 곰 신화와 공주 혈사정에 대해 풀어나간다. 5장에서는 백제 사비기 마한 서동(무강왕) 신화 수용과 익산 미륵사 내용을 다룬다. 특히 서동과 선화공주 설화와 미륵사지 석탑 사리봉안기의 기록에 나오는 무왕의 부인이 좌평 사택적덕의 딸이라는 역사적 현실의 괴리에 대해 짚어본다.
저자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형성되던 시기, 백제의 역사를 알리는 한편 예술적 감각이 가장 뛰어난 나라가 백제였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