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아무도 모른다."
19일, 20세 이하(U-20) 대표팀과 수원FC의 연습경기가 열린 수원종합운동장.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와 동시에 신태용 U-20 감독이 벤치를 벗어나 관중석으로 이동했다. 신 감독은 전반 내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선수들의 움직임 및 호흡을 점검했다. 감독의 빈자리. 그러나 그라운드 위 선수들에게 안주는 없었다. 선수들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공격 기회를 만들고, 수비 위치를 잡았다. 어디까지나 '연습경기'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이유는 오직 하나, '꿈의 무대' U-20 월드컵을 향한 강렬한 몸짓이었다.
5월 20일 대한민국에서 닻을 올리는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은 스타 등용문이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등 세계적인 스타가 거친 무대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U-20을 향한 선수들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월드컵 무대를 밟기 위한 선수들의 간절함은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수원FC전은 프로팀 '형'들과의 대결인 만큼 스피드와 파워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선수들은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다시 벌떡 일어나 공을 향했다. 비록 하승운과 조영욱의 골에도 2대3 역전패를 당했지만, 선수들은 이날 경기를 통해 부족한 점, 채워야 할 점을 배웠다. 경기 뒤 '주장' 한찬희는 "형들과의 경기였기에 주눅 든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감을 갖고 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욱 역시 "우리가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패했다. 지키는 힘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
신 감독 역시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며 깨달음을 얻길 바랐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비슷한 연령의 선수들과 뛰면 승산이 있다. 그러나 비슷한 실력의 팀과 싸워 이긴다고 만족할 수는 없다. 안주하면 끝이다. 한 단계 더 높은 것을 봐야 한다"며 "형들과의 대결을 통해 기본기는 물론이고 움직임이나 스피드 등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FC와의 경기를 마친 신태용호는 U-20 월드컵 개막식이 열리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주대(24일), 전북(26일)과 연습경기를 치른다. 신 감독은 두 차례 연습경기까지 지켜본 뒤 최종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는 수원FC와의 경기 직후 "모든 선수에게 동등하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 현재 모두가 훈련을 같이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선의의 경쟁도 할 수 있다"며 "마지막 명단 발표가 나올 때까지 누군도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경기에서 신 감독은 전후반 명단을 80% 이상 교체하는 실험을 감행했다.
마지막까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최종명단. U-20 월드컵 최종명단 제출 마감은 다음달 8일이다. 신 감독은 늦어도 4월 30일 안으로 최종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다.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선의의 경쟁, U-20 월드컵 무대를 밟을 태극전사는 과연 누구일까.
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