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홍상수 날개'를 달고 배우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김민희. '베를린의 여왕'에 이어 '칸의 여왕'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김민희는 오는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12일간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열리는 전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 제70회 칸국제영화제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았다. 그는 경쟁부문인 '그 후'(홍상수 감독, 영화제작전원사 제작)와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인 '클레어의 카메라'(홍상수 감독, 영화제작전원사 제작)를 통해 다시 한번 칸을 방문하게 됐다.
그는 지난해 열린 제69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었던 '아가씨'(박찬욱 감독, 모호필름·용필름 제작)로 칸에 입성해 화제를 모았는데 올해엔 무려 2편의 영화로 전 세계 관객을 만나게 된다. '아가씨'로 칸영화제에 입성한 당시 아쉽게도 수상의 영광을 얻지 못했지만 히데코 역을 연기한 김민희는 특유의 동양적인 매력과 탄탄한 호연으로 전 세계 씨네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올해까지 2년 연속 칸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게 되며 어느덧 해외 유수 영화제 단골 여배우로 거듭나게 된 것.
이렇듯 배우로서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며 진화의 진화를 거듭한 김민희. 올해 칸영화제 역시 그에 대한 관심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홍상수 감독과 불륜 관계를 공식 석상('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인정한 이후 첫 행보로 눈길을 끌고 해외에서는 '베를린 이슈' 이후 첫 행보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을 전망이다.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장구한 3대 영화제 역사에서 2개 영화제 이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는 3개를 석권한 줄리엣 비노슈(프랑스), 줄리안 무어(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19명 밖에 없다. 이 가운데 한 해에 2차례 이상 '3대 영화제' 주연상의 영광을 안은 배우는 없다. 남우주연상 부문에서도 복수 수상자는 13명이지만 같은 해 2개 영화제 수상자는 아직 없다. 김민희가 이번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다면 전인미답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앞서 김민희는 지난 2월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영화제작전원사 제작)로 한국 여배우 최초 은곰상(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전 세계 이목을 끌었고. 올해 칸영화제 역시 여우주연상 수상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지난해 '아가씨'로 씨네필들의 눈도장을 찍었다는 점이 첫 번째 기대 요인이고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으로 실력을 입증받은 게 두 번째 기대 요인이다.
무엇보다 유럽 씨네필이 사랑하는 홍상수 감독의 '뮤즈'라는 점이 수상을 점치는 가장 유력한 요인 중 하나다.
과거 '발연기'라는 오명을 안을 정도로 최약체였던 김민희. 이제는 충무로 대표 여배우가 된 그의 행보에 기대가 쏠리는 건 당연지사. 불륜이라는 인생 최대의 시련 속에서도 꿋꿋히 '마이 웨이(My Way)' 중인 김민희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베를린의 여왕'으로 거듭났고 이제 '칸의 여왕'이라는 목표에 정조준했다. 영화의 성지인 칸에서 김민희는 또 한 번의 기적, 낭보를 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베를린영화제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