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2패를 먼저 당하며 벼랑끝의 심정으로 잠실로 넘어왔다. 서울 삼성 썬더스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치러 체력적으로 힘들텐데도 너무나 좋은 경기력으로 오리온을 압도했었다.
지난 15일 열린 3차전서 간신히 73대72로 1점차 승리를 거두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여전히 1승2패로 벼랑끝이다.
그런데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크게 위축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17일 열린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만난 추 감독은 "선수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여유가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작년에 큰 게임을 해서인지 밀렸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정규시즌에서 함께 했던 (김)동욱이가 없는데도 불안해 하지 않고 누군가 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며 "쫓기는것은 3차전과 다를바가 없는데 지난 경기보다는 좀 더 안정감을 갖지 않을까"라며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추 감독의 기대대로 오리온 선수들이 초반부터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며 앞서갔고, 그 좋은 분위기를 끝까지 지켜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리온이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서 79대76으로 삼성을 누르고 2승2패를 기록해 19일 고양에서 열리는 마지막 5차전까지 몰고갔다.
오리온은 경기 시작과 함께 최진수의 3점포로 기분좋게 출발했고, 야투율이 떨어진 삼성과 다른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1쿼터에 13개의 2점슛 중 7개를 성공시켰고, 4개의 3점슛 중에서 2개가 들어갔다. 1,2차전서 부진을 보였던 헤인즈도 1쿼터에만 9점을 뽑으며 좋은 슛 감각을 보였다. 반면 삼성은 1쿼터 13개의 2점슛에 3개만 성공했고, 4개의 3점슛을 쏘았지만 1개만 들어가는 극심한 난조에 빠졌다. 1쿼터 22-9, 13점차로 오리온의 리드.
2쿼터에서 점수차가 더욱 벌어졌다. 삼성은 6개의 3점슛 중 주희정이 쏜 1개만이 들어갔다. 오리온은 3점슛 2개와 함께 골밑에서도 20득점을 하며 여전히 좋은 모습. 49-30으로 19점차.
3쿼터에서 삼성이 3점슛 시도를 최대한 줄이고 라틀리프와 크레익을 중심으로 골밑에 집중하며 63-50, 13점차로 따라붙었지만 여전히 3점포가 터지지 않는 삼성으로선 오리온을 따라잡을 무기가 부족했다.
이렇게 오리온이 여유있게 이기는가 했지만 4쿼터에 태풍이 불어닥쳤다. 삼성이 라틀리프를 앞세워 무섭게 따라왔다.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73-65, 8점차로 좁혀졌고 삼성의 전면 강압수비가 통하며 1분18초를 남기고는 75-70, 5점차가 됐다.
오리온은 당황했고, 패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종료 28초를 남기고 삼성 임동섭의 스틸에 오리온 문태종의 U파울로 상황이 더욱 접전으로 흘렀다. 하지만 3점포가 끝내 삼성을 외면했다. 삼성은 주희정의 자유투 1개로 1점을 따라붙었으나 이어진 공격에서 문태영의 회심의 3점포가 실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오리온은 헤인즈가 26득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고, 이승현(19득점)과 허일영(14득점)이 활약이 더해졌다.
삼성은 라틀리프가 4쿼터에만 21득점을 하는 등 43득점에 16리바운드의 괴력을 과시했지만. 3점슛이 18개 중 3개만 성공하는 극심한 난조로 인해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