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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렬한 데뷔` 팻 딘 "칼제구 비결? 평생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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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고 오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

KIA 타이거즈가 올해 새로 영입한 외국인 좌완 투수 팻 딘(28)은 사실 이전부터 스카우트팀이 눈독을 들였던 선수다.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당시 마이너리그 소속이었던 팻 딘이 직접 공을 던지는 모습도 봤다. 마음에 들었지만 빅리그 40인 로스터에 묶여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KIA 스카우트팀과 이대진 투수코치는 제구력 좋은 팻 딘을 데리고올 수 있는 기회를 엿보다가 지난 겨울 로스터에서 풀린 찰나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전부터 KIA 뿐만 아니라 KBO리그의 다른 팀도 팻 딘 영입에 관심을 보였었다.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예감이 나쁘지 않다. 팻 딘은 3번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25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승운이 없어 1승에 그쳤지만, 3승을 했어도 될만큼의 호투였다. 앞선 2번의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 5⅔이닝 1실점을 하고도 승을 못 따냈던 팻 딘은 지난 14일 광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9이닝 2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자신의 KBO리그 첫 승을 자축했다.

여행과 모험을 좋아하고, 한국 음식과 사랑에 빠진 사나이. 미국으로 돌아간 아내가 다시 한국에 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랑꾼'. 1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팻 딘과 인터뷰를 가졌다.

-완투로 첫 승을 따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동료들에게 짓궂은 축하(경기가 끝난 후 KIA 선수들이 로진 가루를 얼굴에 뿌리고, 헥터 노에시는 인터뷰 도중 케이크를 얼굴에 문질렀다)도 받았는데 소감이 어땠나.

▶좋고 기뻤다. 그들과 정말 한 팀이라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다. 우리팀 구성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는 게 베테랑들이 많으면서 어린 선수들과 조화가 잘된다. 베테랑들이 팀 분위기를 잘 이끄는 것 같아서 좋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뛰어보니 어떤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가?

▶미국에서와 다른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야구는 결국 야구다. 실투를 던지면 타자들이 잘 맞춰서 홈런을 치는 결과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같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똑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제구력이 좋은 투수라는 소개는 영입 당시부터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날카롭다. 좋은 제구력을 가지고 있는 비결이 있나.

▶제구력은 평생 야구를 하면서 계속 공부하는 부분이다. 어릴 때 야구를 처음 배울 때부터 아버지가 제구력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셨다. 아마추어를 지나 프로에 와서도 꾸준히 제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나는 직구가 위력적인 투수는 아니다. 직구만으로는 아웃카운트를 잡기 힘들다. 그래서 더더욱 제구에 집중하고 있다.

-구속이 갈 수록 빨라진다. 처음에는 직구 평속 140㎞ 초반대였는데, 지금은 최고 구속이 140㎞ 후반이다.

▶나도 왜 빨라졌는지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최근에 팔 관리를 잘하고 있어서 그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또 지난 비시즌부터 변화를 준 부분이 있다. 원래 공을 던질 때 팔을 굉장히 뒤에서 던졌었는데, 지금은 조금 더 앞으로 끌고 나와서 던진다. 그게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겨울 KIA로부터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무슨 생각을 했나.

▶당시 아내랑 휴가중이었는데 에이전트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내 친구들 중 마이클 보우덴(두산 베어스)과 브룩스 레일리(롯데 자이언츠)가 한국에서 뛰고 있고, 그들이 이곳 생활에 굉장히 만족한다고 들었다. 또 그들은 한 시즌만 뛴 게 아니라 여러 시즌 뛰고있지 않나. 분명 좋은 점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KIA로부터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도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KBO리그에 대해 알아보고, 공부를 할 수록 '좋을 것 같다'는 기대가 됐다.

-빅리그 꿈을 잠시 접고 외국에서 뛰어야 하는데 걱정은 안했는지.

▶아내랑 처음에 상의할 때 그 부분을 많이 고민했었다. 그래도 운이 좋게 작년에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면서 빅리그 목표는 어느정도 이뤘다고 생각했다. 그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곳을 경험하고, 새로운 곳에서 야구를 하는 게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원래 여행다니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 경험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동료인 헥터는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뛰면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

▶헥터는 내게 각 팀에 어떤 선수들이 있고, 타자들이 어떤 유형인지 많이 이야기 해준다. 헥터와 나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헥터가 로테이션상 나보다 하루 빨리 등판하기 때문에 그가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살펴보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 타자들이 무엇을 노리고, 어떤 것을 하려고 하는지 보고있다.

-한국 음식을 가리는 것 없이 굉장히 좋아한다고 들었다.

▶삼겹살 정말 좋아한다. 너무 맛있다(웃음). 매운 김치찌개도 좋아한다. 사실 아직은 한국 식당에 갔을 때 어떤 메뉴가 무슨 음식인지 몰라 주문할 때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동료들이나 통역, 다른 스태프들과 함께 가서 내게 새로운 한국 음식들을 소개해준다. 정말 즐거운 경험이다.

-오늘(16일) 아내가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들었다. 쓸쓸할 것 같다.

▶외로울 것이다. 아내가 내 경기를 보러오는 게 정말 좋다. 6월에 다시 돌아올 예정인데 그날만 기다리고 있다. 첫승을 하고 나서도 아내와 맛있는 저녁을 먹고 상무지구에 구경을 하러갔다. 아내는 돼지보다 소를 좋아해서 삼겹살은 아니었다(웃음). 아내 역시 한국에 다시 돌아올 것을 기대하는 중이다.

-KIA의 올 시즌 전력이 최근 몇 년 중 가장 좋다. 팀 성적에 대한 욕심도 나나.

▶당연하다.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냥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게 아니라 우승이 목표다. 한국시리즈 끝까지 하고 싶다. 우리팀은 타자들이 잘치고, 수비도 잘한다. 투수들도 좋다. 우승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뛰는 동안 이루고 싶은 것은?

▶참 많이 듣는 질문이다(웃음). 목표는 늘 같다. 경기에 나갈 때마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숫자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경기 한경기 이기려고 하다보면 시즌 끝에 결국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