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15일 '2017 대한체육회 및 시·도(시·군·구)체육회 임직원 워크숍'을 대전 한국수자원공사 교육센터에서 개최했다.
지난해 통합 대한체육회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대한민국 체육의 풀뿌리' 시도 및 시·군·구 체육회 회장단, 체육인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의 장을 열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성조 부회장(한체대 총장), 전충렬 사무총장, 이재근 선수촌장을 비롯한 임원진, 분과위원장 70여 명과 전국 17개 시도체육회 사무처장 및 228개 시·군·구체육회 임직원 등 총 4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 권선택 대전시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아젠다 2020': "체육진흥투표권 수익금 50% 정률 배분"
이날 워크숍은 대한체육회가 심혈을 기울여온 스포츠 백년지대계 '아젠다 2020' 프리젠테이션으로 막을 열었다. 1920년 7월13일 조선체육회가 창설된 이후 100주년을 맞는 2020년을 앞두고 '대한민국 체육 발전의 백년지대계'를 수립했다. 이병진 정책 연구센터 연구위원이 '아젠다 2020'의 내용과 취지를 설명했다.
체육시스템의 선진화, 국민 스포츠 기본권 강화, 체육인 일자리 창출 등의 목표를 위해 '재정적 자립' 및 '행정적 자율'이 시급하다고 봤다. 이 위원은 "행정 자율은 재정 자립이 되면 저절로 따라온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 자립"이라고 강조한 후 '재정 자립'을 위한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원 체계'의 개선을 주장했다. "올해의 경우, 1조5978억원의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사업 수익금 중 80%가 기금 지원사업에 쓰이고 이중 30%인 3400억원이 대한체육회에 배정됐다. 향후 체육진흥투표권 사업 수익금을 기금으로 편입하기 전 50%를 대한체육회에 정률 배분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은 1988년 서울올림픽 직후 대한체육회의 재원 3500억원을 종잣돈으로 조성됐다. 시도체육회에 우선 배정돼야 한다. 체육진흥투표권 수익금이 기금으로 편입되기 전에 50% 정률을 배분받아 예산편성과 집행에 자율성을 갖고 창의적인 행정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의 수익금 70%를 NOC몫으로 배정하는 네덜란드의 모델을 예로 들었다. "50%를 정률 배분하더라도 이로 인해 손해보는 단체가 없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 배분된 2696억원 지원이 올해로 종료된다"고 주장했다. "향후 20년간 재정자립 구조를 확립한 후 2040년부터는 배분금을 일절 받지 않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지원금 중 남는 금액을 활용해 체육인들을 위한 일자리 2만5000개를 창출하고, 재정 자립을 위한 기반사업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무교동 전 대한체육회 리모델링, KSOC체육회관 건립, 태릉선수촌 리모델링 후 체육인 교육센터 설립, 스포츠 마케팅 자회사 설립, 스포츠 전문병원 설립, 스포츠 채널 개설 등 수익사업 모델도 제시했다.
▶이기흥 회장 "'아젠다 2020' 실현 위해 체육인들 하나 돼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시도체육인들 앞에서 특강을 통해 '하나된 체육회'의 소통과 화합, 아젠다 2020의 의미를 역설했다. "통합 이후 첫 만남이다. 소통을 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아젠다 2020'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목표를 정하고 역량을 결집하다 보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내후년이면 대한체육회가 100주년을 맞는다. 새로운 100년을 설계해 미래 세대에게 넘겨줄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체육을 통해 건강한 미래 세대를 키워내야 한다. 스포츠를 통해 건강을 지키고 복지를 이루고 사회통합을 해야 한다. 남북체육 교류를 통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다. 대한민국을 조화롭고 행복한 나라로 만들자는 큰틀을 이뤄내기 위해 우리 체육인들은 '아젠다2020'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체육회 이후 체육인들의 소통과 화합, 실천을 호소했다. "체육인들은 한목소리를 낼 줄 모른다. 부당한 건 부당하다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변화가 된다. 그래야 고쳐진다"고 말했다. "체육계 리더들이 더 이상 싸우지 말고, 갈등을 조정해 하나의 방향, '공통분모'를 찾아내 확대해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스포츠 강국을 향해 달려왔다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새로운 스포츠 선진국 패러다임을 만들어 미래세대에게 넘겨주는 일이다. 스포츠를 통해 대한민국이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고 말했다.
특강 후 이 회장과 시도 체육인들의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고 했다. 일선 체육 리더들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전국 단위 워크숍, 체육회와의 첫 소통에 반가움을 표했다. 워크숍 개최지인 대전부터, 원주, 전남, 부산, 울산, 해남, 광주 등 전국 각지 체육회 임원들이 앞다퉈 손을 들고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정창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재정자립'을 통해 시도, 시군구 체육회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중장기 비전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해외연수, 표창 기회를 늘여달라." "100만원 남짓한 상근 사무국장 처우를 개선해달라," "유아체육 교구들이 아직 현장에 배부되지 않아 현장에서 어려움이 크다"는 등 크고작은 현장의 민원들이 쏟아졌다. "전국 단위 워크숍은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도 시도체육회와 대한체육회가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지속적인 장치를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쏟아졌다. 4시간동안 이어진 '마라톤' 워크숍은 대한체육회, 시도-시군구 체육회 임직원 400여 명의 기념촬영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 체육 파이팅! 평창 파이팅!"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