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이라면 못해도 5회는 채워야 한다. LG 트윈스가 FA 좌완 차우찬을 데려온 이유다.
지난 두 차례 선발 등판서 '이닝 이터'의 면모를 과시한 차우찬이 악전고투 속에 5이닝을 채우고 승리투수가 됐다. 차우찬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9안타를 맞고 4실점(3자책점)했다. 차우찬은 7-4로 앞선 6회초 신인 고우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총 105개의 공을 던진 차우찬은 볼넷 2개와 탈삼진 4개를 각각 기록했다. 직구 구속이 최고 144㎞에 머무르고 변화구 제구력도 신통치 않았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올시즌 세 차례 등판한 차우찬은 평균자책점이 2.70에서 3.44로 높아졌다. 그러나 팀이 12대5로 승리, 차우찬은 시즌 2승(1패)째를 수확했다. 지난 두 차례 선발에서는 각각 6⅓이닝, 7이닝을 던지며 효과적으로 투구했으나, 이날은 컨디션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매회 주자를 내보내며 흔들렸던 차우찬은 타선의 화끈한 지원을 등에 업고 안정을 찾았다. 1회초 선두 오정복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차우찬은 정 현에게 144㎞짜리 직구를 몸쪽으로 던지다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오정복과 정 현 모두 차우찬의 초구를 공략했다. 그러나 차우찬은 이후 3타자를 범타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선두 윤요섭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1사후 하준호와 심우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한 점을 더 줬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는 오정복과 정 현을 모두 좌익수 뜬공으로 제압하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3회에도 안타와 볼넷을 1개씩 허용했지만, 1사 1,2루서 윤요섭을 삼진, 박기혁을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4회에는 1사 1,2루서 정 현을 143㎞짜리 바깥쪽 직구로 유격수 병살타로 막아내며 실점없이 넘겼다.
그러나 차우찬은 5회 다시 1실점했다.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됐다. 1사후 유한준이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으로 출루했다. 장성우에게 우전안타를 내줘 1,3루에 몰린 차우찬은 윤요섭에게 좌익수 앞 빗맞은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계속된 1사 1,2루에서 박기혁을 중견수 플라이, 하준호를 110㎞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LG 타선은 0-2로 뒤진 1회말 kt 선발 주 권을 6안타로 공략하며 5점을 뽑아 금세 전세를 뒤집는 등 초반부터 차우찬을 화끈하게 지원했다.
경기 후 양상문 감독은 "선발 차우찬의 컨디션이 좀 안좋았지만 5회까지 큰 실점없이 던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줬다"고 평가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