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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실책1위 한화, 이대로면 투수들 못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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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 실책으로 휘청대고 있다. 지난 15일 대전 SK와이번스전에서 3연패를 당했는데 이날까지 5경기 연속 실책행진이다. 주전들의 부상공백으로 팀분위기가 다운된 상황에서 어이없는 실책까지 속절없이 쏟아진다. 실책으로 인해 투수진도 힘이 빠지는 형국이다. 이대로면 투수들이 버틸 재간이 없다.

주전부상 공백은 이달말은 돼야 어느정도 해소될 조짐이다. 두산과의 개막시리즈부터 악바리 근성으로 외야를 휘젓던 김원석은 허벅지 근육부상으로 이탈했고, 주장 이용규는 팔꿈치 부상으로 아직 합류하지 못했다. 이용규는 타격과 수비훈련을 어느정도 소화하고있지만 경기감각이 떨어진 상태다. 불펜피칭을 시작한 필승조 기둥 권 혁도 허리부상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했다. 외국인타자 로사리오는 허리와 발목통증, 컨디션 저하로 2군에 내려가 있다.

문제는 야수부족이 심각하다보니 대체요원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한화는 붙박이 주전개념이 거의 없다. 타순은 상대 투수에 따라, 타자들의 컨디션에 따라 자주 바뀐다. 이렇다보니 수비위치는 경기중에도 바뀐다. 수비약점을 알면서도 써야하는 상황이다. 강팀은 라인업이 자주 바뀌지 않고 수비 역시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자신만의 구역을 지킨다.

한화는 올시즌 팀실책이 16개로 전체 1위다. 삼성 라이온즈가 14개로 두번째로 많고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각각 6개로 최소다. 한화는 내야수 정근우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경기 연속 실책을 저지르는 등 벌써 4개의 실책을 범했다. 실책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내야수(2루수)라지만 정근우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다. 수비에 관한 한 김성근 한화 감독이 SK시절부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38경기를 뛰며 16개, 2015년 126경기에서 10개의 실책을 했는데 올해는 13경기에서 벌써 4개다. 강한울(삼성, 5개)에 이어 실책 전체 2위 불명예다. 지난 14일밤 경기후 나홀로 남아 특별 수비훈련을 하기도 했다. 정근우는 15일 SK전에서는 다행히 4경기 연속 실책을 범하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누구보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도자다. 한화의 스프링캠프는 '지옥 펑고'가 트레이드 마크다. 수비 강화훈련은 늘 캠프 스케줄의 중심이었다. 김 감독이 3년째 수비에 공을 들였지만 수치상 변화는 거의 없다.

한화는 지난 시즌 124개의 실책으로 kt위즈(130개)에 이어 실책 2위였다. 2015시즌에는 105개로 10개구단 중 4번째로 많았다. 김 감독은 "2군에도 수비가 쓸만한 선수가 많지 않다. 고민이 많다"고 했다. 외야 수비의 경우 장민석은 올시즌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만 이용규를 제외하면 믿고맡길 선수가 태부족이다. 김원석은 이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양성우는 안정감은 있지만 스피드가 아쉽고 최진행 김경언은 공격일변도다. 내야의 경우 강경학을 제외하면 1군에는 2루수비와 유격수 수비를 맡길만한 백업조차 드문 형편이다.

수비불안은 마운드 위에 서 있는 투수들에게는 시한폭탄이다. 투수는 수비도움없이 홀로서기를 할 수 없다. 팽팽한 승부가 수비실책때문에 기울면 맥이 풀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시즌중에 밤마다 특별 수비훈련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효과는 차치하고라도 무리하면 체력이 방전된다. 한화로선 정근우의 무릎상태 호전과 이용규의 조속한 복귀를 손꼽아 기다려야할 판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