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젠동이 남자단식 타이틀을 지켰다. 한국 청년의 용감한 도전이 막을 내렸다.'
국제탁구연맹(ITTF) 공식사이트는 16일 오후 중국 우시 아시아탁구선수권 정상은과 판젠동의 결승전 직후 톱기사와 함께 이런 타이틀을 달았다.
'현재 세계랭킹도 없는 정상은이 결승까지 오르며 모든 이의 기대치를 넘어섰다. 2007년 팔로알토 세계탁구주니어선수권 남자단식 우승 당시 보여준 잠재력을 유감없이 펼쳐보였다'고 썼다. 2012년 세계탁구주니어대회챔피언에 오른 1997년생 중국 에이스 판젠동(세계랭킹 2위)에게 0대3으로 패한 내용은 이렇게 묘사했다.'그러나 5년 후 그의 후계자 자리에 오른 판젠동과의 맞대결은 역부족이었다.'
스무살 에이스 판젠동에게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지만 정상은의 아시아선수권은 매경기 찬란했다. 32강에서 '세계1위' 마롱을 3대1로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16강에서 홍콩 에이스 장티아니를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선 일본 에이스 요시무라 마하루를 3대1로 꺾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준결승전은 명불허전이었다. 쉬신(세계랭킹 3위)을 꺾고 올라온 '일본 왼손 에이스' 니와 코키를 세트스코어 3대2로 꺾었다. 먼저 2세트를 내줬지만 마지막 3세트를 연거푸 따냈다. 마지막 세트 5-8, 6-10까지 밀렸지만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3-11로 경기를 뒤집는 괴력을 선보였다.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2007년 오상은(미래에셋 대우 코치)의 동메달 이후 10년만에 준결승 진출을 이룬 데 이어, 1992년 강희찬(한국수자원공사 감독) 이후 25년만의 준우승 쾌거를 일궈냈다. 중국이 평정해온 녹색 테이블에서 '탁구공이 둥글다'는 것을 증명했다.
아시아선수권 23회 대회를 치를 때까지 무려 20회를 중국선수가 우승했다. 비중국인 선수가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건 2000년 대만의 치앙펑룽이 유일했다.
아시아선수권 결승전 역시 언제나 중국 에이스들의 전유물이었다. 정상은이 그 비좁은 한자리를 뺏어냈다. 2005년 제주 대회에서 왕리친과 홍콩의 리칭이 결승 맞대결을 펼친 이후 무려 12년만에 중국선수-비중국인 선수의 결승 맞대결이 성사됐다. 중국탁구의 적자인 마롱과 쉬신이 각각 정상은과 니와 코키에게 잇달아 패하며 안방에서 자존심을 구긴 상황, 중국은 끝까지 살아남은 판젠동의 우승으로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