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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찜함이 가득했던 울산-서울 그들의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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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서 승리가 절실했던 울산과 FC서울이었다.

상위권 도약을 노리던 두 팀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원정 직전 리그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터라 더욱 그랬다.

하지만 절실함이 서로 같았던 모양이다. 치열하게 부딪혔지만 승부를 가리지는 못했다.

울산과 서울은 16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7년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6라운드서 전반에 1골씩 주고 받으며 1대1로 비겼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지난 주 ACL 조별리그 원정을 각각 다녀왔다. ACL 원정을 계기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지만 서로 찜찜한 표정만 남기는 것에 그쳤다. 결과는 찜찜했지만 내용까지 그렇지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관중석의 탄식과 탄성은 그치지 않았다.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서울 '전반전 골 기근을 덜었지만…'

경기 전 양팀 분위기로는 서울이 우세였다. 서울은 ACL 호주 원정(웨스턴 시드니전)에서 3패 끝에 승리를 거두며 실낱 희망을 잡았다. 간판 골잡이 데얀이 멀티골을 터뜨린 것도 희망이었다. 하지만 장거리 원정 후유증은 피해갈 수 없었다. 서울의 시작은 맑음이었다. 전반 32분 프리킥 상황에서 윤일록의 크로스에 이은 김동우의 헤딩 패스, 데얀의 헤딩골로 리드를 잡았다. 서울이 올 시즌 처음으로 전반에 터뜨린 골이었다. 울산전 이전 5라운드까지 총 4골을 넣었는데 모두 후반에 터뜨린 것이었다. 신형 '슬로스타터'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황선홍 서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주도권을 먼저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반 뒤늦게 발동이 걸리는 플레이가 답답했던 황 감독이 한숨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전반 인저리타임 울산 김인성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바라던 전반 득점, 데얀의 연속골의 기쁨도 함께 날아가고 말았다. 후반에 득점을 향한 의욕을 강하게 불살랐지만 빠른 패스게임으로 정면 대항하는 울산의 공세가 만만치 않았다. 태국 원정(무앙통전)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했던 울산은 분위기에서는 서울에 밀린 채 경기에 나섰지만 상대적으로 체력적인 부담이 덜했던지 경기 내용에서 서울을 압도했다. 결국 황 감독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울산 '끊고 싶은 악연 다음 기회로…'

울산 김도훈은 감독은 경기 전 "오늘 바꿀 게 많다"고 했다. 서울과의 달갑지 않은 맞대결 기억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우선 팀 울산은 서울과의 맞대결에서 절대적 열세였다. 최근 2년간 서울과의 총 7번 맞대결에서 1승3무3패였다. 최근 6경기서는 3무3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서울이 17년 만에 FA컵 우승을 차지했던 2015년 4강전 패배까지 더한다면 울산 홈에서만 서울전 3연패였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김 감독은 "이제는 (그런 좋지 않은 기록들을) 바꿀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 개인적으로도 서울을 상대로 바꿀 게 있었다. 지난 2시즌 인천에서 지휘봉을 잡을 때 서울전 1무4패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한국축구 스트라이커 선배 황 감독과의 대결에서도 황 감독의 포항 시절(2015년) 1승1무1패로 비등했지만 황 감독이 작년 후반기 서울 지휘봉을 잡았을 때 패했던 기억이 있다. 김 감독은 "홈경기인 만큼 결코 내려서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공격축구를 주문했다"고 했다. 뚜껑을 여니 과연 그랬다. 울산의 대응은 매서웠다. 슈팅 수 대결 22대8이란 기록이 말해주듯 울산은 서울의 문전을 연신 위협했다. 서울과의 악연을 끊고 싶은 의욕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해결사 부재의 아쉬움을 또 확인했다. 김 감독은 "훈련밖에 답이 없다. 경기내용은 점차 향상되는 만큼 점차 기대할 수 있다"며 서울과의 악연 탈출 다음을 기약했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