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까지 그야말로 '퍼펙트'였다. 보기는 없었다. 버디만 17개를 낚았다. 미국여자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한 장수연(23·롯데)의 스코어카드였다.
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장수연은 16일(한국시각) 미국 하와이주 오하우섬 코올리나 골프 클럽(파72·6397야드)에서 벌어진 LPGA 대회 최종일인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장수연은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3타차로 뒤져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장수연은 LPGA 투어 비회원이지만 자신의 소속사가 주최하는 대회 초청선수로 참가했다. 지난 해에는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날도 출발은 상쾌했다. 1번 홀(파5)부터 버디를 신고했다. 3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장수연은 4번 홀(파3)에서 좋은 위기관리능력을 보였다. 쉽지 않은 거리에서 시도한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갑자기 6번 홀(파4)부터 송곳 아이언 샷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덩달아 퍼트의 정교함도 떨어지면서 대회 첫 보기를 적고 말았다. 8번 홀(파3)에선 최대 위기가 닥쳤다.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뒤 두 번째 샷도 온그린에 실패했다. 결국 세 번째 샷 만에 공을 붙였지만 보기 퍼트가 홀을 외면해 더블 보기를 했다.
심리적으로 쫓겼다. 표정에선 드러나지 않았지만 프로 20년차 크리스티 커의 노련한 코스 매니지먼트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59홀 동안 없었던 보기가 나오면서 스스로 집중력이 흐트러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번 홀(파4)과 13번 홀(파4)에서 두 타를 만회한 장수연은 14번 홀(파5) 보기로 크리스티 커와 두 타차로 벌어지면서 우승의 꿈이 멀어졌다. 이후 더 이상 버디를 추가하지 못한 장수연은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장수연과 함께 전인지(23)도 공동 2위에 올랐다. 전인지는 보기 없이 5언더파 67타로 무결점 플레이를 펼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순위를 세 계단 끌어올렸다.
최근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생애 첫 메이저 퀸이 된 유소연은 15언더파 273타를 기록, 6위에 랭크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