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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기적' 윤덕여호,우즈벡에 4대0승, 아시안컵 본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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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축구, 요르단으로 간다!'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FIFA랭킹 17위)이 2018년 요르단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평양 김일성경기장에 '난적' 북한(FIFA랭킹 10위)을 제치고,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을 향한 꽃길을 활짝 열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6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펼쳐진 2018년 요르단아시안컵 예선 최종전에서 우즈베키스탄(FIFA랭킹 42위)에게 4대0으로 승리했다. 전반에만 지소연, 유영아, 조소현 등이 3골을 몰아치며 3-0으로 앞서나갔다. 후반 지소연의 4번째 골까지 터졌다.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완벽한 승리였다.

한국은 우즈벡전 대승으로 4경기에서 3승1무(승점 10점), 북한과 동률을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앞섰다. '21득점 1실점'으로 '18득점 1실점'의 북한을 3골 차로 물리치고 당당히 조1위에 올랐다.

한국은 1차전 인도전에서 10대0으로 승리했다. 2차전 '최강' 북한과 1대1로 비겼다. 3차전 홍콩전에서 6대0으로 이겼다. 우즈벡을 상대로 2대1 이상으로 이기면 조1위가 확정되는 상황, 태극낭자들은 '다득점'의 부담감을 이겨내고 기어이 목표를 달성했다.

윤덕여호의 심장이자 정신적 지주인 '캡틴' 조소현(인천 현대제철)이 이날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에 가입하며 기쁨은 배가됐다. 2007년 7월1일 동아시아연맹 여자축구선수권 대만전(4대1승) 이후 지난 10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헌신해왔다. 평양에서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다.

이번 대회는 2019년 프랑스월드컵을 향한 '끝장 승부'였다. 조 1위만 프랑스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내년 요르단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하는 상황, 객관적 전력에서 한수위, 역대전적 1승4무12패인 북한과 평양 에서 싸워야 하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20세 이하 월드컵 3위, 베오그라드 유니버시아드 우승, 캐나다월드컵 16강 무대를 경험한 여자축구 에이스들은 이를 악물었다. 프랑스월드컵이 불발될 경우 '2019년까지 여자축구에 이슈도, 미래도 없다'는 절박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후배들을 위해, 스스로를 위해 아시안컵 본선행은 반드시 이뤄야할 지상과제였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은 아시아축구연맹(AFC)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승리할 수만 있다면 내가 여태껏 받은 모든 상과 개인적 영예를 다 내놓을 것"이라는 말로 간절함을 표현했다.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준비했다. "이제 이길 때가 됐다"는 마법의 주문대로 평양에서 매경기 기적을 썼다. 맏언니 김정미는 키프로스컵에서 꿰맨 무릎으로 북한전에서 위정심의 페널티킥을 막아섰다. 공격수 정설빈은 빠진 어깨를 동여맨 채 고통을 참으며 달렸다.

북한보다 매경기 한골이라도 더 넣기 위해 그라운드에 몸을 날렸다. 북한이 8대0으로 이긴 인도를 10대0으로 이겼고, 북한이 5대0으로 이긴 홍콩을 6대0으로 이겼다. 김일성경기장을 가득 메운 북한 5만 관중과의 싸움도 이겨냈다. 투혼과 절실함에서 북한을 앞섰다. 인도와의 첫경기 후 "오늘 한골한골이 마지막에 소중할 것"이라는 윤덕여 감독의 말은 기적같은 현실이 됐다.

지난해 17세 이하 월드컵, 20세 이하 월드컵을 잇달아 우승하고, 2010년-2014년 아시안게임을 2연패한 '아시아 최강' 북한을 누르고 여자축구의 '꽃길'을 열었다.

2017년 봄은 평양, 그리고 한국 여자축구의 투혼, 승리의 역사로 기억될 것이다.

윤덕여호는 12일 오후, 평양을 출발해 베이징을 거쳐, 13일 0시 20분 KE854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