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은폭탄' 고아성이 '사이다' 보다 강력한 존재의 이유를 드러내며 역주행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모르지만, '은폭탄' 고아성의 이유 있는 항변에 시청자들이 폭풍공감하며 시청률을 터뜨리고 있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자체발광 오피스'(극본 정회현 / 연출 정지인, 박상훈)는 1회 대비 8회 시청률이 3.5%p 상승하며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자체발광 오피스'가 이처럼 자체발광하는 데에는 은호원 역의 '은폭탄' 고아성의 특별한 매력이 주는 마력이 컸다. 은호원은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입사 지원에 100번 탈락하고 101번째에 합격했지만 계약직인 슈퍼을이다. 스스로 시한부라는 생각으로 회사 생활의 부당함에 돌직구를 날리며 사무실에서 '은폭탄'으로 불린다. 은호원의 반발은 회사 입장에서는 폭탄이지만,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곱씹을 만한 "왜?"라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사이다'를 넘어서, 다이나마이트급 '은폭탄'을 선사한 셈이다.
은호원이 터트리는 폭탄이 특별한 이유는 그가 스펙도, 집안 환경도 가진 것 하나 없는 '흙수저'이지만 용기와 배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 어머니와 동생과 어렵게 살고 천신만고 끝에 입사한 하우라인에서 주눅들어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부당한 일에 당당히 "아니오"를 외친다. 상사의 실적 압박을 받은 박상만 부장(권해효 분)의 눈치를 보느라 계약직에게까지 영업 실적을 요구한 이용재 대리(오대환 분)에게 "부당합니다. 정규직 미끼로 저희 이용하시는 거잖아요"라고 일갈하는가 하면, 방송 인터뷰에 가족 같은 회사라고 인터뷰하는 상사들을 가리키며 "이분들은 지금 거짓말하고 계십니다"라고 사사건건 바른 소리를 한다.
돌직구로 회사에서 좌충우돌 갈등을 빚지만, 은호원은 정작 인간적인 매력으로 실적을 낸다. 그 동안 거래를 시작할 엄두조차 못 냈던 회사를 찾아가 장강호(이호원 분) 도기택(이동휘 분)과 노력을 해도 이뤄지지 않던 거래를 성사시킨 것은 은호원의 따뜻한 마음씨였다. 아버지 같은 사장의 건강이 염려되어 병원에 가보라고 이야기한 덕에 사장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었던 것. 정직원 전환 부담으로 때로는 자신을 배신하는 장강호를 오히려 안쓰럽게 생각하고, 도기택 대신 누명을 뒤집어 쓰고, 가사도우미로 들어간 서우진 부장(하석진 분)의 집에서 시키지도 않은 화초 돌보기를 하는 등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환하게 만든다. 계산하지 않았던 행동이 오히려 사람들을 움직인다는 희망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은폭탄'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들고 있다.
때로는 사회 생활이란 부당한 것에 합의하고 침묵하는 것이라 여긴 시청자들도 대리만족의 '사이다'를 넘어서 희망을 제시하는 '은폭탄'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은호원은 온갖 오해와 돌직구로 회사에서 잘릴 때에도 가사도우미를 하며 하루도 쉬지 않고 또 다시 일어나는 잡초 같은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사도우미로 들어간 집에서 서우진을 만나고, 오해를 풀고, 다시 하우라인에 입사할 수 있게 되며 결국은 자신의 삶을 개척해간다.
고아성은 은호원과 100% 싱크로율을 보이며 실제 회사 생활에서 만나볼 법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고 있다. 자신의 처지에 홀로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회사에서 겪는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며 인간적이면서도 강인한 모습을 동시에 표현해내고 있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계약직 신입사원의 갑을 체인지 오피스 입문 드라마로, MBC 드라마 극본 공모 당선작이다.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MBC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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