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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사이먼, 모비스 덫을 완벽히 파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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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데이비드 사이먼이었다.

1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

경기 전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사이먼을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관건이다. 몇 가지 수비를 준비했다. 핵심은 사이먼을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1차적으로 사이먼을 견제하기 위해 언제든지 도움 수비를 하기 위한 수비 라인을 내리는 것. 그리고 더블팀 수비를 준비했다.

사이먼은 파워와 기량을 모두 갖췄다. 게다가 정확한 미드 레인지 점프슛을 구사한다. 여기에 농구 아이큐도 매우 좋다. 상대의 더블팀 수비에 대한 적절한 대처능력을 갖추고 있다. 적재 적소의 패싱 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반면, 모비스 외국인 센터 허버트 힐은 동부와의 플레이오프 6강전에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기동력이 떨어지고, 활동폭도 좋지 않다. 시즌 막판에 투입, 팀과의 적응도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양팀의 승패는 여기에서 결정됐다.

사이먼은 정확한 미드 레인지 점퍼 뿐만 아니라 전반전 3점슛 2개를 깨끗하게 꽂았다. 4강전을 대비, 컨디션을 절정으로 끌어올린 모습이다. 후반, 모비스는 사이먼을 포스트 업을 할 때 더블팀을 구사했다. 그런데 약간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대성 이종현 등이 모두 시즌 중반에 합류해 수비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런 약점이 결정적 순간 나타났다.

3쿼터까지만 사이먼은 33득점, 7리바운드, 4블록슛을 터뜨렸다. 특히, 힐이 골밑슛을 할 때마다 위력적 블록슛을 작렬시키며 클래스가 다름을 입증했다.

4쿼터 승부처에서도 빛을 발했다. 85-79로 앞선, 경기종료 3분9초.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사이먼에게 볼이 투입되자, 모비스는 더블팀을 사용했다. 사이먼은 페이크를 한 차례 사용한 뒤 곧바로 골밑의 오세근에게 패스하며 결정적 어시스트를 했다. 여기에 이정현과 2대2 공격을 통해 끝까지 리드를 지켜나갔다.

결국 사실상 승패가 결정된 1분22초를 남기고 사이먼은 벤치로 들어갔다. 33득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4강 1차전은 데이비드 사이먼의 완벽한 무대였다.

모비스의 불완전했던 수비 조직력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사이먼의 내외곽에 걸친 활약이 무시무시했다. 모비스의 더블팀과 약간의 새깅 디펜스를 영리한 위치선정과 정교한 외곽슛으로 완벽히 파괴했다.

이런 경기력이 3차전까지 간다면 모비스가 이길 확률은 현저히 줄어든다. 체력적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모비스가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다. 안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