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마무리 투수 서진용이 데뷔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서진용의 세이브에는 동료들의 든든한 응원이 있었다.
서진용은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8대5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2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프로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리는 순간이었다. SK는 2연승을 달렸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정규 시즌을 앞두고 서진용을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다. 박희수가 다소 부진했기 때문이다. 서진용은 지난 6일 광주 KIA 타이거즈 전에서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곧바로 다음 등판에서 악몽을 깨끗이 지웠다.
서진용은 1일 인천 kt 위즈전에서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다. 6일 광주 KIA전에선 4-3으로 리드한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예상보다 이른 등판이었다. 서진용은 2루타, 폭투, 볼넷 등으로 크게 흔들렸다. 결국 ⅔이닝 3안타 1볼넷 2삼진 3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조기 투입은 독이 됐다. SK는 KIA에 4대6으로 지면서 5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서진용은 9일 경기에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었다. 8대5로 리드한 9회초 마운드에 올랐고, 첫 타자 권희동을 상대로 연이어 낮고 빠른 패스트볼을 던졌다. 이어 바깥쪽 패스트볼을 정확히 찔러넣으며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강구성을 상대로는 포크볼을 결정구로 삼아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대타 모창민에게 공 1개를 던져 유격수 땅볼 아웃. SK의 2연승과 함께 서진용은 첫 세이브를 따냈다.
서진용은 "깔끔하게 끝냈고, 팀도 이겨서 기분이 좋다. 경기가 끝난 순간, 마무리 투수의 기분이 이런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이 제일 좋았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웃으면서 하이파이브를 했고, 동료들도 좋아했다. 또 팀이 연승을 하는 데 세이브를 해서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서진용은 부진했던 이전 등판에 대해 "역전을 당해 죄책감이 컸다. 팀도 연패를 했다. 마무리 투수 다운 피칭을 하지 못했다"라고 자책했다.
그러나 팀 동료들은 서진용에게 힘을 실어줬다. 서진용은 "블론 세이브를 하고 버스를 탔다. (박)희수형과 다른 버스를 타는데, 문자로 '누구나 블론 세이브를 하는 것이니 신경 쓰지 마라'고 하셨다. 또 '기죽지 말고, 내일 준비를 잘 해라'라고 해주셨다. 거기서 힘이 났다. 다른 선배들도 힘을 줬다. 좋은 분위기에서 세이브를 하니 기쁨이 배가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서진용은 이제 마무리 투수로 출발점에 섰다. 그는 "팀이 연승을 시작했다. 이길 때 자주 올라가야 하는데, 점차 많이 나가면서 세이브 욕심도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일단 팀이 이기는 게 좋다"라고 했다. 어떤 마무리 투수로 기억되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9회에 내가 올라가면 '경기가 끝났다'라고 할 수 있는 이미지를 남기고 싶다"라고 했다.
인천=선수민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