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진출팀을 가리는 4강 플레이오프가 10일 시작된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원주 동부 프로미를 3연승으로 물리친 울산 모비스 피버스가 1위 안양 KGC 인삼공사에 도전하고, 6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를 3승2패로 누른 3위 서울 삼성 썬더스가 2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 맞붙는다.
▶KGC VS 모비스(정규리그 4승2패 KGC 우세)
정규리그 MVP 오세근(30·2m)과 '슈퍼 루키' 이종현(23·2m3)의 맞대결이 이번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오세근은 정규리그에서 평균 14득점에 8.4리바운드-3.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외국인 센터를 무력화 시키는 타고난 파워가 일품이다. 이종현은 부상으로 22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평균 10.6득점-8리바운드-2.2어시스트를 마크했다. 특히 블록슛 2위(1.95개)로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골밑에서 둘이 얼마나 상대를 막아내느냐가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는 일단 KGC가 유리해 보인다. 데이비드 사이먼(35·2m3)이 평균 22.9득점에 9.8리바운드의 맹활약을 펼치며 오세근과 함께 골밑을 지켰다. 두번의 퇴출 위기에서 살아난 키퍼 사익스도 15.6득점으로 제몫을 해주며 돌파구 역할을 해준다.
반면 모비스의 허버트 힐(33·2m3)은 시즌 막바지에 합류했다. 7.3득점-6.7리바운드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고,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평균 4.3점-5.0리바운드에 그쳤다. 골밑이 강한 KGC를 상대하기 위해선 힐의 분발이 꼭 필요하다.
이정현과 양동근의 3점슛 대결도 주목된다. 골밑 싸움이 치열할 3점슛이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다. ▶오리온 VS 삼성(4승2패 오리온 우세)
삼성이 전자랜드와 피말리는 접전을 펼치고 올라와 체력적인 면에서 오리온이 유리하다.
먼저 문태종(오리온)과 문태영(삼성), 형제 대결이 눈길을 끈다. 둘은 플레이오프에서 총 3번 만났는데, 그때마다 동생 문태영이 웃었다. 2012∼2013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문태영이 속한 모비스가 문태종의 전자랜드를 3연승으로 눌렀다.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선 모비스 문태영이 창원 LG 세이커스 소속이던 문태종과 만났는데, 4승2패로 이겼다. 2014∼2015시즌에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났는데, 역시 문태영의 모비스가 문태종의 LG를 3승2패로 제압했다.
동기생 라이벌 대결도 있다. 오리온 이승현(25)과 삼성 김준일(25)의 맞대결이 팬들의 흥미를 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려대 이승현이 1순위, 연세대 김준일이 2순위로 입단했다. 신인상을 차지한 이승협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에 오르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매김을 했다. 플레이오프에선 첫 만남이다. 이승현은 이번 시즌 평균 11.6득점에 6.5리바운드를 기록해 9.0득점-3.6리바운드를 마크한 김준일에 앞섰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나란히 상무에 입대할 예정이라 더욱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꾸준한 활약이 있지만, 마이클 크레익이 얼마나 팀 플레이를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반면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의 해결사 능력에 기대가 크다.
KGC와 오리온이 정규시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고, 상대 성적에서도 앞서고 있지만 단기전은 알 수 없다. 감독들의 지략싸움과 함께 선수들이 얼마나 집중하고 실수를 줄이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