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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권완규, 골 넣고도 환하게 웃지 못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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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야 해서…."

전 소속팀을 상대로 골을 터뜨린 권완규(포항)가 쑥스러운 듯 말했다.

포항은 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인천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경기에서 2대0으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포항은 3위(승점 10점)에 랭크됐다.

포항은 전반 추가시간, 외국인 선수 룰리냐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었다. 후반 들어 인천의 공격이 거세졌기 때문. 추가골이 절실한 순간 '이적생' 권완규가 득점포를 터뜨렸다.

후반 34분 룰리냐의 패스를 받은 권완규는 상대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는 골로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포항은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키며 홈에서 승점 3점을 쓸어 담았다.

경기 뒤 권완규는 머리를 긁적였다. 올 시즌 1호 골이지만, 한동안 몸담았던 인천을 상대로 넣은 골이었기 때문이다. 2014년 경남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권완규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인천에서 뛰었다. 권완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에 합류했다.

그는 "준비한대로 경기를 풀었다"며 "친정팀과 같은 인천을 상대로 골을 넣어서 미안하다. 그러나 이겨야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과 포항의 전술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 다만 세밀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며 "아직 적응하는 과정이지만, 주변에서 잘해주셔서 큰 어려움은 없다. 팀이 앞으로도 승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포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