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2년 이상 뛰고 있는 '모범' 외국인 투수들이 최고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KBO리그 역대 최장수 외국인 투수는 현역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와 제이 데이비스(전 한화 이글스)다. 두 선수가 7년을 KBO리그에서 뛰었다. 니퍼트의 기록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니퍼트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155경기에 등판해 80승35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28경기에서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를 마크. 다승, 승률, 평균자책점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최고 외인 투수로 등극했다. 외인 통산 최다승인 90승(리오스, 2002~2007년)도 노려볼 수 있는 시즌이다. 다시 최고 외인 시즌을 노리는 가운데, 막강한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니퍼트는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 3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을 따냈다. 건재함을 과시하는 첫 등판이었다. 하지만 7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선 4⅔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매 경기 호투할 수 없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다. 그러나 KBO리그 2년차 이상을 맞이하는 외인들, 그리고 강렬한 새 외인 투수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첫 1~2경기 등판에서 인상적인 모습이다.
니퍼트의 뒤를 이어 KBO리그 6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헨리 소사(LG 트윈스)는 2연승으로 분위기를 타고 있다. 2경기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특히 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⅔이닝 무실점으로 위력투를 선보였다. 최고 150km 중반대의 빠른 공으로 삼성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4사구 없이 탈삼진 6개였다. 지난해 정규 시즌에서 평균자책점 5.16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재계약에 성공했고, 시즌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KBO리그에서 커리어하이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다.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0.64(14이닝 1자책점)에 불과하다. 소사는 통산 50승으로 맷 랜들, 크리스 옥스프링의 49승(이상 4위)을 넘었다.
소사와 마찬가지로 6년차 외국인 투수인 앤디 밴헤켄(넥센 히어로즈)은 첫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46(12⅓이닝 2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개막전에서 6이닝 2실점(1자책점)에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7일 잠실 두산전에서 니퍼트와 맞대결을 펼쳐 6⅓이닝 1실점으로 활약했다. 밴헤켄의 안정감은 단연 리그 최고 수준이다. 역대 외국인 최다승도 66승으로 3위. 니퍼트의 뒤를 쫓고 있다.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도 쾌조의 스타트다. 헥터는 지난해 이미 31경기에서 15승5패 평균자책점 3.40으로 검증을 마쳤다. 무엇보다 리그에서 최다인 206⅔이닝을 소화했을 정도로 에이스 자질이 충분했다. 올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첫 2경기 등판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69(16이닝 3자책점)을 마크했다. 7이닝, 9이닝 소화로 강철 체력을 증명하고 있다.
다른 추격자들도 만만치 않다. NC 다이노스 에릭 해커는 첫 등판에서 5이닝 1실점으로 무난한 출발을 했다. 해커 역시 통산 45승으로 외국인 투수 최다승 8위다. 새 외국인 투수들 중에서도 앞서가는 선수들이 있다. KIA 좌완 팻 딘은 2경기에서 불운으로 승리를 따내지 모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 0.71(12⅔이닝 1자책점)으로 안정감을 자랑했다. NC 제프 맨쉽 역시 첫 2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13이닝 3자책점)로 좋았다. 외국인 투수 경쟁은 올 시즌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