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골이 앞으로 또 있을까요?"
부산 조진호 감독은 웃음꽃을 활짝 피웠다.
9일 구덕운동장에서 벌어진 K리그 챌린지 6라운드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서 3대0으로 완승했으니 그럴 만했다. 그것도 작년 시즌 이랜드에 1무3패로 절대적 열세였던 징크스까지 깨는 화끈한 승리였다.
조 감독을 더 웃게 만든 것은 골잡이 이정협의 그림같은 골이었다. 이정협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15분 아크 지점에서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공에 지체없이 오른발을 내질러 만든 것으로 한 시즌 한 번 볼까 말까한 골이었다.
조 감독은 "이정협의 축구인생에서도 그런 골이 또 나오기 힘든 작품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그는 "이정협과 나는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전방에서 몸싸움을 즐겨달라고 주문하면 잘 따라준다. 모범적이다"면서 "환상적인 골이 나온 것처럼 정협이가 슈팅을 할 때 나와의 궁합이 잘 맞아야 하는데…"라며 농담도 던졌다.
이날 부산이 이랜드에 안고 있던 징크스에 대해 조 감독은 "징크스 따위는 의식하지 않았다. 작년은 내가 부산을 지휘하지 않았을 때였고, 이랜드도 올해 팀을 새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과거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우리 부산의 스타일대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부산은 이날 승리로 선두 경남은 승점 1점차로 추격했다. 고지가 눈 앞이다. 조 감독은 순위 다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면 갈수록 우리 선수가 더 잘 할 것 같은 느낌이 온다. 경남, 부천을 방심하면 안되는 상대이지만 우리도 무기가 많다. 어떤 상대를 만나든 우리만의 무기를 가지고 상대를 어떻게 무너뜨리냐가 중요하다."
올 시즌 가장 화끈한 승리를 보여준 조 감독은 추억의 구덕운동장을 찾아 준 부산 팬들에게 가장 먼저 감사하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