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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남북대결, 태극낭자 일성 "의미 깊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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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의미 깊은 순간이었어요."

태극낭자들이 북한과 마주했다. 6일 강릉하키센터에서 2017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 4차전을 치렀다. 국내에서 처음 가진 남북전이다.

관심이 뜨거웠다. 5800명의 구름관중이 운집했다. 500여명의 남북공동응원단은 조직적인 응원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 사전 취재 신청을 한 외신은 46개에 달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 신청 언론까지 포함하면 50개사가 넘는다. 르네 파젤 IIHF 회장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경기장을 찾았다.

결과는 한국의 3대0 완승. 한국은 이른 시간 미소를 지었다. 1피리어드 8분13초, 다소 먼 거리에서 박예은이 과감히 골문을 노렸다. 퍽은 북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1-0 리드를 잡았다. 이어 11분27초엔 조수지가 팀 두 번째 점수를 올리며 2-0으로 달아났다. 그리고 2피리어드 17분57초, 이은지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퍽을 밀어 넣으며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남북 양측 선수단이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박종아는 "촬영할 때 옆에 섰는데 무서워서 말을 못 걸었다"며 "선수들이 많이 울었더라. 그래서 말을 붙이기 어려웠다. 다음엔 꼭 어깨동무를 하고 싶다"고 했다.

선제골의 주인공 박예은은 "그냥 되게…"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정말 신기했다. 같이 경기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정말 의미가 깊은 순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텔에서 식사할 때나 마주치면 간단히 한 두 마디 정도 주고 받았다"며 "호주전을 앞두곤 북한 코치님께서 '잘 하라'고 해주시더라"라며 웃었다.

출생 4개월 만에 미국인 부모에게 입양됐던 박윤정(마리사 브랜트)에게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됐다. 박윤정은 "경기 끝나고 사진 찍는 건 드문 일인데 오늘 기념촬영을 했다. 특별한 경험"이라고 했다.

한국은 북한을 꺾고 대회 4연승을 이어갔다. 남은 건 네덜란드(랭킹 19위)다. 8일 오후 4시30분 관동하키센터에서 맞붙는다. 사실상 결승전이다. 네덜란드를 제압하면 승격 꿈을 이룬다. 3부 리그인 디비전1 그룹B로 상승한다. 대회 우승팀의 특전이다.

강릉=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