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의 대결일까. 발동이 잘 걸리지 않는 FC서울과 최고로 잘 나가는 제주 유나이티드가 충돌하다.
서울과 제주가 8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에서 맞대결한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은 3월 한달 동안 명성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주간의 A매치 휴식기를 갖고 가진 전북 현대전(1일)에서도 경기 내용이나 결과에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서울은 6일 현재 K리그 4경기에서 2승1무1패(4득점 3실점)를 기록 중이다. 12개팀 중 5위. 시즌 초반이라 순위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지만 내용이 문제다. 서울은 황선홍 감독이 구상하는 축구를 아직까지 그라운드에 구현해 내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3경기에선 3전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서울 팀 분위기가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다면, 제주는 완연한 '봄'을 맞았다. 제주는 K리그 4전 3승1무(7득점 1실점)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도 1승1무1패로 H조 2위. 남은 3경기에서 16강 진출을 기대해볼 만하다.
분위기는 극과극이지만 역사는 서울 편이다. 서울은 그동안 제주와의 맞대결에서 기분 좋았던 기억이 많다. 서울이 10년만에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2010년, 챔피언결정전 상대가 제주였다. 당시 홈 앤 어웨이로 진행된 챔피언결정전에서 김치우의 극적인 골로 원정에서 2대2 무승부를 만들었고, 홈에서 2대1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1년 서울은 K리그와 ACL을 병행하며 시즌 초반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감독대행 체제의 변화 속에서 처음으로 만난 상대도 제주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수중전에서 서울은 2대1로 역전승했다. 이를 계기로 팀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서울은 ACL 8강 진출은 물론 K리그에서도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2014년 클래식 제주와의 최종전도 서울은 잊을 수 없다. 당시 제주 원정 경기를 마지막으로 리그 종료를 앞두고 있었다. 이 한 경기에 이듬해 ACL 진출 여부가 달려있었던 상황. 이 중요한 일전에서 서울은 제주에 선제골을 얻은 맞았지만 윤일록의 동점골에 이어 종료 직전 터진 오스마르의 '극장골'로 2대1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내며 2015시즌 ACL에 출전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서울은 윤일록의 활약에 힘입어 제주를 2대0으로 제압하며 시즌 막판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기세를 탄 서울은 전남과 전북을 차례로 제압하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비록 마지막 대결에서 졌지만 제주도 2016시즌 만큼은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6월과 7월 두 차례 맞대결에서 4대3, 3대2로 잇달아 승리했다. 치열한 난타전에서 제주의 화력과 집중력이 더 강했다.
서울은 이번 제주전에서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다. 중앙 수비수 곽태휘(종아리) 미드필더 하대성(종아리) 그리고 측면 수비수 신광훈(사타구니)이 출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은 시즌 전 구상했던 포백 수비라인에 큰 균열이 생겼다. 1일 전북전에선 스리백으로 전환, 첫 경기를 치렀지만 0대1로 졌다. 곽태휘가 빠진 서울 수비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공격의 파괴력에서 서울이 제주 보다 낫다고 볼수도 없다.
제주는 미드필더 이창민이 경고 누적으로 서울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기동력 면에서 마이너스 요인이다. 하지만 제주 스쿼드는 서울 보다 훨씬 두텁다. 컨디션이 올라온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최전방엔 마그노 멘디 마르셀로 황일수 중에서 골라 쓸 수 있다. 그 뒷선에는 권순형 안현범 이찬동 정 운 박진포 등이 설 수 있다.
제주는 포워드진과 미드필더진에 득점원이 다양하다. 반면 서울은 데얀 박주영 윤일록 정도다.
과연 서울이 제주전을 통해 반전의 '늦봄'을 맞이할까, 아니면 제주만이 '이른 봄'의 따스한 햇살을 계속 만끽할까.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