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판타지를 품다.'
제16회 의정부음악극축제가 'Fantasy: 꿈꾸는 세상'을 주제로 오는 5월 12일부터 21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을 비롯한 시 일원에서 열린다.
'지역 축제의 모범 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의정부 축제는 '음악극'이라는 현대 공연예술의 대세를 화두 삼아 2002년 출범한 뒤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유럽의 아트서커스, 장르 복합 퍼포먼스 등을 소개하며 우리 공연계에 신선한 자극을 던져왔다.
올해에는 개막작 'K-컬쳐 쇼 별의 전설'을 시작으로 해외 3편, 국내 4편의 실내 초청작 등 총 6개국 40여 공연단체, 60여 회 공연과 전시 및 체험, 먹거리 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5월 의정부를 수놓는다. 주요 화제작을 살펴보자.
▶개막작 'K-컬쳐 쇼 별의 전설'
외국인이 한국을 찾으면 '난타' 외에는 딱히 볼만한 문화 콘텐츠가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대극장 콘텐츠가 부족하다. 'K-컬쳐 쇼 별의 전설'은 이를 염두에 두고 '관광활성화를 위한 문화콘텐츠 개발상품'으로 2015년 초연됐다.
첨단 융복합 장르에 우리 문화를 접목했다. 견우와 직녀의 사랑 이야기를 대형 LED 패널과 자동 이동장치, 이중 스크린의 3D 미디어아트와 홀로그램 등 첨단 영상 기법을 통해 무대 위에 구현한다. 패션쇼, 한국판 고스트인 도깨비와 저승사자, 영웅 홍길동과 전우치 그리고 비보잉 배틀과 대규모 전투 신까지 흥과 신명의 우리 문화를 화려하게 펼친다. 천상의 목소리로 불리는 카운터테너 루이스 초이가 출연한다. 오는 6월 베트남 다낭에서도 공연된다.
▶'워 섬 업'(War Sum Up)
현대 일본 만화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환상적인 비주얼과 클래식, EDM, 챔버팝을 뒤섞은 새로운 음악으로 객석을 압도하는 유럽의신개념 오페라다. 오페라의 혁명가로 불리는 키르스텐 델홀름이 연출해 2011년 라트비아에서 초연됐다. 덴마크의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의 독창적 의상과 12명의 합창단이 선사하는 벨칸토의 완벽한 하모니, 여기에 최첨단 테크놀로지 무대가 융합돼 예술적 설득력과 깊이를 담아낸다. 동서양의 전통이 만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미학, 철학이 어우러진 글로벌한 작품이다.
▶아트서커스 '동물의 사육제'
생상스의 음악에서 착안한 온 가족을 위한 유쾌한 아트서커스다. 호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아트서커스 연출가 야론 리프쉬츠가 이끄는 서카(Circa)와 아기자기하고 유니크한 애니메이션으로 어린이 관객을 판타지세계로 안내하는 영상작가 미카엘라 프렌치가 협업해 2014년 호주 브리즈번에서 초연했다. 뛰어난 서커스 어릿광대의 묘기, 연기자들의 흥겨운 라이브 연주와 노래, 유머와 상상력 넘치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 결합돼 있다. 현재 세계 투어중이다.
▶'드뷔시의 음악여행'
드뷔시의 아름다운 음악을 피아노 라이브 연주로 들을 수 있는 어린이를 위한 음악극이다.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과 함께 드뷔시가 여행했던 바다와 자연, 하늘과 아름다운 빛의 이미지들, 드뷔시의 상상 속 다양한 캐릭터들이 영상과 인형극을 통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스페인의 예술단체 '프린셉 또띨라우'가 2016년 바르셀로나에서 초연했다.
이외에 국내 작품으로 춘향과 이도령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판타지를 담은 김정옥 연출과 안숙선 작창, 출연의 '작은창극 춘향가', 어린이의 꿈 속 판타지를 입체적으로 묘사한 국립국악원의 '별이가 반짝반짝; 혼자서도 잘 자요!', 예술가의 좌절과 치유, 꿈을 다시 찾는 과정을 그린 창작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등도 눈길을 모은다.
이 훈 총감독은 "예술을 통해서 즐거움,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축제를 체험하면서, 크게는 사회집단의 판타지, 작게는 일상에서의 판타지, 혹은 개개인이 '꿈꾸는 세상'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얻고, 삶을 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