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어도 만족합니다. 다음 경기들 희망을 봤습니다."
개막 3연승으로 잘나가던 kt 위즈.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홈 개막전에서 디펜딩챔피언 두산 베어스에 0대2로 무릎을 꿇으며 상승세가 꺾였다. 하지만 kt 김진욱 감독은 첫 패배에도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5일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졌지만, 달라진 우리 선수들의 힘을 봤다"고 말하며 "계산대로 잘 풀렸다. 마지막 역전에는 실패했지만 선수들이 잘 버텨준 경기"라고 평가했다.
kt는 이날 경기 상대 선발로 장원준을 만났다. 리그 최고의 좌완. 김 감독은 장원준에게 대량 득점을 할 확률이 적다고 판단하고, 장원준이 내려갈 때까지 대등한 싸움을 하면 경기 후반 불펜 싸움에서 치고 나가는 전략을 세웠다. 그래서 이진영, 전민수 등 좌타자들을 아껴놨다. 두산 불펜의 우완 일색이기 때문. kt는 선발 주 권이 거의 매 이닝 위기를 맞이하면서도 4이닝 2실점으로 버텨줬고, 엄상백-정성곤-이상화-조무근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끌었다. 지난해 같았으면 경기 중반 대량 실점하며 무너질 수 있는 분위기에서,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살리려 한 모습이 보였다. 특히,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는 선두 심우준이 상대 마무리 이현승을 상대로 기습번트 안타를 뽑아내며 출루, 동점 내지 역전을 노렸으나 주축 타자 유한준-조니 모넬-박경수가 침묵하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김 감독은 "강팀을 상대로 잘 버티고,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지며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말하며 "중심타자들이 개막 후 조금 안좋지만, 곧 제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해주며 동점을 만들고 뒤집는 경기가 나온다면 우리 팀 분위기는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