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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돌풍인가 체질개선인가. '엘롯기' 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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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나란히 세 팀이 승리를 거뒀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이른바 '엘롯기' 동맹. 이제 프로야구에서 고유명사화처럼 굳어진 단어 '엘롯기'. 당사자들은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 팬덤은 대단하지만 가을야구를 못하고, 긴 암흑기를 지내왔다는 유사점이 한 단어에 응축돼 있다.

2017시즌 초반 화두는 달라진 '엘롯기'다. LG와 KIA는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맞붙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올해는 더 뛰어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롯데는 간만에 신바람을 내는 중이다. 과연 달라졌을까. 아니면 이번에도 봄에 반짝하는 '희망고문'일까. 전문가들은 세 팀의 체질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LG는 최근 수년간 자신들을 괴롭혔던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개막 3연전을 싹쓸이한데 이어 삼성 라이온즈를 11대0으로 완파했다. 11(득점)이라는 숫자보다 0(실점)이 중요하다.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와 마무리 임정우가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도 LG는 선발야구를 기가막히게 해내고 있다. 홈개막전에서는 FA대어 차우찬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LG는 창단 이후 첫 개막 4연승이다. 투타 짜임새가 돋보인다.

KIA는 최형우의 가세와 1년 계약을 한 양현종의 독기가 어우러져 팀분위기를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다. 대구에서 삼성과의 3연전에서 2승1패를 했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허술한 불펜이 도마에 올랐다. 4일 SK 와이번스전에서는 양현종이 6⅔이닝 1실점했고, 불펜이 무실점으로 역투해 6대1로 승리했다. 수년간 왼손 거포 노래를 불렀던 김기태 KIA 감독이 최형우에 거는 기대는 크다. 최형우는 첫 FA 100억원 시대를 연 사나이답게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롯데는 이대호의 가세가 크다. 역대 KBO리그 최고몸값(4년간 150억원). 이대호는 4일 넥센을 상대로 부산팬들 앞에서 홈런을 쏘아올렸다. 2011년 10월 23일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 이후 1990일만의 포효였다. 롯데는 자신들의 천적이었던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개막 3연전에서 2승1패를 거둔 뒤 이날 넥센전 승리로 3승1패,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김경문 NC 감독은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롯데와의 싸움은 이대호를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한 바 있다. 4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 경기에 앞서 김경문 감독은 "이대호가 오면서 앞뒤 타자들의 집중력도 높아졌다. 팀이 하나로 뭉칠수 있는 구심점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엘롯기의 선전은 프로야구 전체 흥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홈팬 뿐만 아니라 원정팬 동원 능력도 최상위에 속하는 세 팀이다.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