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패배로 끝날 수 있었던 경기가 장현식에게는 '쇼케이스' 무대나 다름 없었다. 11삼진쇼로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NC 다이노스는 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2차전에서 0대3으로 패했다. 타선이 롯데 투수들에게 꽉 막힌 것도 컸지만, 선발 이재학이 지나치게 빨리 강판된 것이 뼈아팠다.
이재학은 1회부터 투구수가 많았다. 볼카운트를 불리하게 끌고가다보니 실점으로 이어졌고, 2⅓이닝 만에 3안타 3볼넷 3실점하고 물러났다. 두번째 투수는 우완 장현식. 장현식은 시범경기까지 5선발 경쟁을 펼쳤던 자원이다. 김경문 감독은 장현식과 구창모를 놓고 시범경기 등판을 통해 최종 점검을 했다. 캠프 때까지 페이스가 좋았던 장현식은 시범경기 등판에서 3이닝 1실점, 4이닝 7실점을 각각 기록하며 난조를 보였고 결국 사실상 선발 경쟁에서 밀려난 계기가 됐다. NC는 에릭 해커, 제프 맨쉽, 이재학에 최금강과 구창모로 선발진을 꾸려 개막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날 두번째 투수로 '긴급 호출'된 장현식은 5⅔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이재학의 강판으로 롯데 타선이 흐름을 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차단에 성공했다. 아웃카운트 17개 중 11개가 삼진이었다. 개인 최대인 6개는 진작 넘어섰고,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연신 헛돌렸다.
비록 NC가 역전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장현식이 중간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해주며 불펜 출혈을 아꼈고, 다음 로테이션 구상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NC는 현재 '에이스' 해커가 컨디션이 완벽하지는 않은 상태다. 김경문 감독은 일단 "맨쉽을 무리하게 당겨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틈은 언제든지 생길 수 있다. 이재학 등 토종 선발 투수들의 부진이 계속되면, 장현식에게도 충분히 다시 기회가 갈 수 있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