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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준호-이준-형식…2.5세대 연기돌 이래도 못믿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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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2.5세대 아이돌 출신이 안방극장을 호령했다. 2PM 준호, 엠블랙 출신 이준, 제국의아이들 박형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PM 준호는 30일 종영한 KBS2 수목극 '김과장'에서 서율 역을 맡아 열연했다. 서율은 중앙지검 범죄 수사부 검사였지만 박현도 회장(박영규)의 스카웃 제의로 TQ그룹에 들어온다. 이후 박현도의 왼팔이자 TQ그룹 재무이사로서 공포 정치를 펼친다.

비록 악역이었지만 서율은 특별한 캐릭터였다.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지 않는데다 허당기와 순진함까지 겸비한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여기에 종목과 장소를 불문하고 터져나오는 침샘 자극 먹방이 더해져 매력을 배가시켰다. 무엇보다 김성룡 역을 맡은 남궁민과의 브로맨스가 특별했다. 서율과 김성룡은 만날 때마다 서로를 물어뜯지 못해 안달난 앙숙에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애증의 관계로 발전했고, 같은 목표 의식으로 뭉친 최강 콤비로 거듭났다. 관계가 발전될 때마다 한층 깊어지는 두 사람의 호흡은 차지고 유쾌했다. 이에 시청자는 '티똘X먹소' 커플이 연말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해야 한다고 외쳤을 정도다.

이처럼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하며 드라마의 인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낸 준호에게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가 2PM 멤버라는 것도 못 알아봤다는 의견부터 재발견이라는 의견까지. 연기돌이 아닌 배우 준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엠블랙 출신 이준은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발연기 연기돌 안중희 역을 맡았다. 안중희는 발연기 덕분에 이슈몰이에 성공, 미니시리즈 주연 제안까지 받지만 부자간의 감성을 몰라 캐스팅 탈락 위기에 처한다.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위기에 아버지를 찾아나선다.

아직 초반부라 안중희의 이야기가 본격화되진 않았지만 이준의 캐릭터 표현력만큼은 벌써 빛을 발하고 있다. 만취한채 변한수(김영철)에게 자신이 아들이라고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복잡한 감정을 극대화했고, 변미영(정소민)과의 티격태격 악연의 반복을 코믹하게 풀어나가며 러브라인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도 했다.

제국의아이들 박형식 또한 잘 나가는 연기돌이다. 박형식은 JTBC 금토극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엉뚱발랄 안민혁 역을 맡아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장정 여럿을 가볍게 제압하는 도봉순(박보영)의 괴력에 끌려 그를 보디가드로 채용하지만 괴력에 굴복하기보다는 그것을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사차원 캐릭터다. 박형식은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자뻑 환자 안민혁의 병맛미를 드러내는 한편 드라마의 B급 감성 코드를 충족시킨다. 그런가하면 치명적으로 달달한 감성으로 도봉순과의 러브라인을 그려나가며 시청자의 설렘 지수를 대폭 상승시켰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준비된 연기돌'이라는 점이다. 준호는 영화 '감시자들'(2013)을 시작으로 '협녀:칼의 기억' '스물', 드라마 '기억' 등에 출연하며 단계를 밟아나갔다. 이준 또한 2009년 영화 '닌자 어쌔신'에서 비의 아역으로 출연, 최연소 할리우드 진출자로 유명세를 탄 뒤 '정글피쉬2', '선녀가 필요해', '아이리스2'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다져나갔다. 특히 2013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배우는 배우다'에서는 아이돌 출신 최초로 배드신까지 소화하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박형식 역시 2012년 SBS '바보엄마'를 시작으로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 '상속자들' '가족끼리 왜이래' '상류사회' '화랑' 등 다양한 작품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처럼 세 사람은 화려한 주연부터 시작하지 않고 작은 역할부터 내공을 다지며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꾸준히 연기 레슨을 받으며 실전 경험을 쌓은 탓에 안정적인 연기 내공을 갖출 수 있었고, 그렇게 쌓인 실력이 있었기에 기회가 왔을 때 잡아낼 수 있었던 것. 단순히 '연기돌'이라는 콘셉트에 갇혀 시작 전부터 연기력을 평가 절하받으면 안되는 이유이자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