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 감독님이 진심으로 걱정하셨다."
'첼시 레이디스의 중심' 지소연(26)이 평양행에 대한 소속팀 엠마 헤이즈 감독의 걱정을 전했다.
2일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을 위해 출국하는 여자축구대표팀은 1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마지막 훈련을 가졌다. 윤덕여호는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B조 예선에서 인도(5일), 북한(7일), 홍콩(9일), 우즈베키스탄(11일)과 잇달아 맞붙는다. 예선전이지만 '끝장' 승부나 다름없다. 조 1위팀에게만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행(내년 4월7~22일) 티켓이 주어진다. 아시안컵 본선 5위 안에 들어야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월드컵 출전이 가능하다. 홈팀인 최강 북한을 꺾어야 2회 연속 월드컵으로의 길이 열린다. 3월 현재 북한의 FIFA랭킹은 10위, 한국은 18위다. 훈련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지소연은 북한전 각오를 묻는 질문에 "역대 전적은 밀리지만 최근 결과는 1무1패다. 많이 분석했다. 월드컵 본선진출이 걸린 대회인 만큼 절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속팀 첼시레이디스에서 차출을 고심한 뒷얘기도 전했다. "엠마 헤이즈 감독님이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 축구선수를 떠나서 한인간으로서 걱정된다고 하셨다"고 했다. "걱정말라고 했다. 저희만 가는 게 아니라 3개팀이 더 가니 걱정말라고 잘 설득했다"고 했다. "안전이 보장되냐고 몇번이나 물으셨다. 걱정하지 말라고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정작 본인은 담담했다. "친구들도 다같이 있고, 걱정없다"며 웃었다.
아래는 지소연과의 일문일답이다. 파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지소연 일문일답]
-북한행 각오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린 대회인 만큼 각오가 남다르고 모든 선수들이 지게 되면 월드컵 나가지 못하니까 절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북한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역대 전적은 밀리지만 최근 결과를 보면 1무1패다. 저희가 많이 분석도 했고 북한은 20세 이하 선수들이 많이 올라왔다. 선수들과 대화 많이 하고 포지션별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에서 경기하는 소감은?
▶한번도 못가봐서 낯설게 느껴진다. 북한 응원가를 들으면서 운동해서 도움이 될 것같다.
-개인적인 기대감은?
▶오로지 북한전 한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기고 돌아오면 될 것같다.
-그래도 여느 대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를 것같다.
▶우애를 다지고 오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보드게임도 가져가고, 공기도 가져간다.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눌 것같다.
-북한 원정에 대한 선수단 분위기는?
▶평양 언제 가보겠나? 이렇게 만나서 아쉽게 하지만 월드컵 걸린 문제니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소속팀 첼시에서는 뭐라고 하나.
▶엠마 헤이즈 감독님이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 축구선수를 떠나서 한인간으로서 걱정된다고 하셨다. 걱정말라고 했다. 저희만 가는 게 아니라 3개팀이 더 가니 걱정말라고 잘 설득했다.
-농담반 진담반이셨던 건가?
▶아니다. 정말 진심으로 걱정하셨다. 한인간으로서 네가 진심으로 걱정된다. 네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전이 보장되냐고 몇번이나 진지하게 물으셨다. 걱정하지 말라고 설득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정말 걱정 안되나?
▶저 혼자 못돌아오는 거 아니잖아요.(웃음) 친구들도 다 있고 걱정없다.
-북한선수들과 우정도 있지 않았나?
▶옛날부터 친한언니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는데 이번 대회는 그러지 못할 것같다. 아쉽지만.
-그동안 북한전에서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주고도 이기지 못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어느팀이 월드컵에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한가가 중요할 것같다. 마지막 5분 남겨놓고 실점한 경우가 많았다. 그부분을 많이 이야기했고, 선제골 허용하지 않는다면 잘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