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현장] "청춘 is 네버엔딩"..장범준, 노력이 빚은 아름다운 성장통

by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얼어 붙었던 땅이 녹고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3월이 다가오면 음원차트에 '벚꽃엔딩'이 등장한다. 그것은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이보다 정확한 일기예보는 없다. 2012년 발표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의 차트 공습은 벌써 6년째다.

장범준은 31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 에비뉴엘에서 음악 영화 '다시, 벚꽃' 시사회에 참석해 작품을 소개했다. '다시, 벚꽃'은 장범준의 일상을 통해 음악과 소통하는 청춘의 성장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작품에는 장범준과 '버스커버스커'를 둘러싼 소문들에 대한 그의 생각, '정말로 사랑한다면' '처음엔 사랑이란 게' 등 노래의 탄생 비화가 담겼다. 또 계이름도 모르고 악보도 볼 줄 모르던 장범준이 직접 악보를 그리고 다른 뮤지션과 능수능란하게 소통하는 등 음악적 성장 과정과 한 가정의 가장으로의 모습도 그려졌다.

우선 음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유튜브를 찾아보는 사람에서 이제는 그것에 나오는 사람이 됐기에 사명감이 생겼다"며 "스스로 느끼기에 누군가 나를 보고 음악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는데 내가 너무 부족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열등감이 많았다. 그래서 '출근하듯이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나 유해진 감독이 "장범준은 정말 포장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새벽부터 밤까지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 저렇게 노력을 하면 잘 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동안 가요계에 시즌송은 많았지만 '벚꽃엔딩'처럼 매년 차트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위력을 가진 노래는 흔치 않다. 신곡을 히트시키기 위해 각종 트렌드와 마케팅 기법을 총동원하는 기획사, 색다른 콘셉트를 두고 늘 고심해야 하는 아이돌 그룹에게 버스커버스커는 질투의 대상이다.

봄 시즌송이 쏟아진 것도 모두 이 한 곡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봄의 시작을 닮은 '계절 맞춤형' 앨범 한 장으로 예상치 못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된 버스커버스커는 벌써 6년째 스테디셀러다. 그동안의 음원 수익이 수십억대인 것이 알려지면서 우스갯소리로 '벚꽃연금'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장범준은 메가히트곡 '벚꽃엔딩'의 꾸준한 인기에 대해서는 "나도 그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감사한 생각 뿐이다. 욕처럼 들리진 않는다. 칭찬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음악에 대한 장범준의 고민은 계속 됐다. 장범준은 "사실 음악을 만드는 내가 대단하다고 여기진 않는다"라며 "30대에는 옛날 음악을 할 수 있을 것도 같고, 다른 음악을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미래는 아직 모르겠다. 아직도 고민이 많다"라고 했다.

연출을 맡은 유해진 감독은 "장범준이란 사람은 인간적으로 매력이 있다. 처음에는 더 알고 싶어서 찾아갔다. 놀란 부분 중 하나가 자기 포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걸 싫어한다. 이야기를 할수록 독특한 점이 있다. 그래서 '다시, 벚꽃'에 그걸 꾹꾹 눌러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듣고 있던 장범준은 "내가 자존감이 부족하다. 그걸 채우기 위한 과정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장범준은 버스커 버스커 재결성 여부에 대해 언급했다. 장범준은 "버스커 버스커는 해체한 게 아니다.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다. 내겐 너무 큰 존재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며 "멤버들과는 술도 마시고 논다. 하지만 음악적으로 풀기에는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는 그가 솔로 활동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2년 가요계가 찾은 대형 신인은 버스커버스커. 다소 평범할 수 있는 어쿠스틱 팝 밴드의 보통 이야기라도, 봄바람을 타고 감성을 자극하자 음원차트는 요동쳤다. 여기에 버스커버스커의 메인보컬 장범준의 나지막하고 두터운 저음 음색은 대형 아이돌 가수의 화려한 컴백도 무색케 했다. '첫 사랑'을 닮은 그의 음색은 옛 추억이 아련한 '여수 밤바다'를 찾게 했고, 벚꽃이 만발하는 곳에서 엔딩을 맞게 했다.

가감 없이 청춘의 리얼스토리를 쓴 장범준의 영화 '다시, 벚꽃'은 오는 4월 6일 개봉된다.

hero1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