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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괴물' 김영후 "내셔널 복귀? 운명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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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복귀요? 운명 아닐까요?"

'괴물'이 돌아왔다. 올 겨울 내셔널리그로 복귀한 김영후(34·경주한수원)는 단 두경기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김영후는 25일 대전코레일과의 2라운드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후반 45분과 47분 연속골을 넣으며 팀의 2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변함없는 득점력, 내셔널리그를 평정하던 9년 전 그 모습 그대로였다.

김영후는 올 겨울 경주한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김영후는 말그대로 내셔널리그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단 3시즌을 뛰었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내셔널리그 득점 기록은 다 그의 몫이다. 통산 최다골(58골), 최다 연속골(8경기), 한경기 최다골(7골)까지, 그의 득점기록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당시 내셔널리그 소속이었음에도 국가대표 후보로 거론이 되기도 했다. 그런 김영후의 복귀 소식에 내셔널리그가 들썩거렸다.

김영후는 "K리그 챌린지 안양과 계약이 끝나서 팀을 찾고 있었는데 경주한수원이 러브콜을 보냈다. 프로에서 마무리했으면 좋았겠지만, 내셔널리그로의 복귀가 하나의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했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내셔널리그는 많은 부분에서 달라져 있었다. 김영후가 몸담았던 울산현대미포조선은 해체됐고, 당시 뛰던 선수들은 대부분 은퇴했다. 무엇보다 수준이 높아졌다. 김영후는 "내가 뛸때만 해도 잘하는 팀과 못하는 팀의 격차가 컸는데 지금은 평준화된 느낌이다. 막상 부딪혀 보니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돌고 돌아온 내셔널리그, '괴물'의 명성에 금이 가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악물었다. 두가지 목표가 생겼다. 하나는 경주한수원의 첫 통합 우승이었다. 김영후는 "경주한수원이 한번도 통합 우승을 하지 못했다. 내가 가서 우승시키고 싶다는 목표 의식이 생기더라"고 했다. 서보원 코치도 "과거에도 김영후를 데려오고 싶었다. 지금 기량이라도 1~2년은 정상급 공격수로 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골감각은 역시 최고다. 김영후는 올 시즌 통합 우승을 우한 비장의 카드"라고 했다. 두번째는 역대 최다골 기록이다. 김영후는 "몇년 더 뛸지 모르겠지만 내 기록에 가까이 다가오는 선수(곽철호·55골)가 있다. 최다한 많이 넣어서 내 이름이 계속 역사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김영후의 축구인생도 이제 마무리 단계다. 그는 '유종의 미'를 꿈꿨다. 김영후는 "솔직히 아직 프로에서 은퇴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물론 크게 욕심 내는 것은 아니다. 좋은 기회가 있다면 그러고 싶다. 그 기회를 위해 내 축구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내셔널리그에서 기운을 받고 싶다"고 웃었다. 괴물의 축구시계는 내셔널리그로 돌아와 더 바삐 돌아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