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중심 추가 인터넷·모바일로 급격히 쏠림에 따라 지난해 은행 임직원, 영업점, 자동화기기 수가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은행권의 총 임직원 수는 11만4775명으로 전년인 2015년 말 11만7023명보다 2248명 줄었다. 2010년 2372명이 줄어든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 1월 이뤄진 KB국민은행 희망퇴직자 2795명을 고려하면, 앞으로 감축 인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은행들의 직원·영업점·자동화기기 감축은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의 발달 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중 전체 조회서비스에서 모바일을 포함한 인터넷뱅킹 비율은 80.6%를 기록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창구거래와 자동화기기 등 오프라인 거래는 15.5%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은행 지점과 출장소를 포함한 영업점 수도 급감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은행 영업점 수는 7103곳으로 전년 말보다 175곳이 줄었다. 관련 통계를 알 수 있는 2002년 이래로 최대 규모의 감소다. 현금인출기(CD기),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 수도 급감했다. 은행권의 자동화기기 수는 지난해 말 4만8474개로 전년 말(5만1115개)보다 2641개 줄었다. 2003년 이래로 연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의 감소다.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영업점 통폐합도 이뤄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6∼7곳의 점포를 하나로 묶어서 '소 CEO' 체제를 구축하는 '허브 앤 스포크' 방식의 영업 전략을 도입하는 추세다. 허브 센터의 지점장이 이들 영업점을 관리하며 인력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연근무제나 2교대 근무제 등을 도입하면서 인력 사용도 다변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내달부터 전국 130여 개 지점에서 저녁 7시까지 야간 영업을 진행한다.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다변화해 영업시간을 3시간 가량 늘린 것이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은 직원 없이 고객이 간단한 기계 조작만으로 대부분의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는 무인점포를 너도나도 배치하는 추세다.
앞으로 이런 모바일 퍼스트와 영업점 효율화 전략은 강화될 전망이어서 은행권의 '몸집 줄이기'는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씨티은행은 모바일뱅킹을 강화하기 위해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5000원 상당의 계좌수수료까지 받고 있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편의점과 제휴를 맺고, 현금을 찾을 수 있는 캐시백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고객은 신세계 계열 편의점 위드미 전국 1700개 매장에서 현금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이용할 수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