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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전]히어로 홍정호 "공격수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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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골을 끝까지 잘 지켰다."

히어로 홍정호는 "이전 경기에선 우리가 먼저 실점해 공격수들에게 부담을 많이 주었다. 앞으로도 공격수들을 돕기 위해 무실점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 오늘은 경기 초반 상대가 압박이 좋았고 템포도 빨랐는데 빨리 골을 넣고 잘 지켜 승리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공격수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 중국 원정에서 0대1로 패한 후 센터백 홍정호는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미안하다.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아야 하는데 '실점을 먼저 해서 공격수들이 부담을 느끼게 됐다. 좀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미안하다…."

슈틸리케호는 극심한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한국은 승점 10점에 머물며 A조 2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이 안갯속에 싸였다. 28일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7차전은 이겨야 사는 경기였다.

전반 4분만에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 홍정호의 선제골이 터졌다. 손흥민의 낮고 빠른 코너킥을 시리아 수비수들이 허겁지겁 걷어냈지만 멀리 가지 못했다. 홍정호가 지체없이 흘러나온 볼을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밀집수비를 작정하고 나온 시리아의 허를 찌르는 한방이었다. 한국은 이 한골로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했다. 센터백 홍정호가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머리가 아닌 왼발이었다. 골망을 흔드는 순간, 홍정호는 주먹을 불끈 쥐며 펄쩍 뛰어올랐다. 2010년 8월 나이지리아전에서 데뷔한 후 8년차 국가대표 홍정호가 2013년 11월 15일 스위스전(2대1 승) A매치 데뷔골을 넣은 후 3년4개월만에 짜릿한 골맛을 봤다. A매치 40번째 경기에서 기록한 자신의 2호골.

홍정호는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제2의 홍명보'로 통했다. 대한민국 센터백 계보를 잇는 선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20세 이하 대표팀, 올림픽대표팀,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에서 믿음직한 센터백로 활약했다. 2013년 여름, 센터백 최초로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고, 2015년 12월 유로파리그 파르티잔전, 리그 샬케 04전에서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대한민국 센터백 최초로 분데스리가 골 기록도 세웠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3시즌 연속 주전으로 맹활약하던 그가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 유니폼을 입은 후 '중국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10월 카타르전(3대2승)에서 세바스티안 소리아에게 페널티킥을 내주고, 레드카드까지 받아든 후 여론의 뭇매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슈틸리케호가 최종예선에서 부진하며 위기의 원인으로 중국리그 수비수들이 지목됐다. 수준 낮은 중국에서 뛰다보니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시리아전, 대한민국 대표 수비수 홍정호는 결연했다. 선제골을 넣은 이후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무려 8골을 넣은 시리아 공격수 오마르 크리빈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전반 30분 치열한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라운드에 쓰러졌지만 응급조치를 받은 후 벌떡 일어나 다시 달렸다. 태극마크의 투혼이었다.

선제골에 무실점 수비까지, 90분 내내 절실하게 뛰었다. 미안함도, 중국화 논란도 한꺼번에 날린 '만점 활약'이었다. 상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