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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1군 합류' 넥센 외야 교통 정리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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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이정후가 개막전 1군 엔트리에 합류한다. 예상하지 못했던 신인의 등장. 넥센 히어로즈의 외야 교통 정리는 어떻게 될까.

넥센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를 개막전 1군 엔트리에 포함할 생각"이라고 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이정후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고졸 신인으로 보이지 않는 맹활약을 펼쳤다. 12경기에 나와 타율 0.455(33타수 15안타) 4타점을 기록하면서 대단한 타격 재능을 보여줬다.

구단 입장에서는 반가운 활약이다. KBO리그는 갈 수록 신인 1년차 선수들이 1군에서 자리잡기 힘든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신인 야수들은 선배들의 타격을 뛰어넘기 힘들어 진입 장벽이 높고, 신인 투수들은 타고투저 현상이 계속되는 현재 상황에서 1군 타자들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시범경기지만 이정후가 보여준 가능성은 앞으로 팀내 새로운 경쟁 구도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정후가 포함되면, 넥센의 외야진은 더욱 빽빽해진다. 이정후는 고교 시절 주 포지션이 유격수였고, 프로 지명 당시에도 유격수로 뽑혔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유격수, 3루수로 수비 연습을 했다. 연습경기에서 유격수로 나서기도 했었다.

그러나 선수 스스로가 먼 거리보다 짧은 거리 송구에 대한 부담감을 느껴, 유격수 수비가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외야 수비를 더 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프로에서는 외야로 뛸 확률이 높다. 시범경기에서도 모두 외야수로 나섰다.

넥센의 현재 주전 외야수는 '베테랑' 이택근과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고종욱, 외국인타자 대니돈이다. 대니돈은 1루 수비도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무릎이 좋지 않아 지명타자나 대타로도 많이 나왔다. 이정후를 포함하면 백업 경쟁이 훨씬 심해진다. 지난해 1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박정음과 유망주 허정협, 홍성갑 그리고 경험이 많은 유재신도 있다.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전 합류가 어려워진 임병욱도 한 자리 차지할 수 있는 자원이다. 가용 인원이 많아 외야 3자리가 부족할 정도다.

이택근과 고종욱은 확실한 주전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나머지 한 자리를 대니돈 혹은 백업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채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정후가 지금의 타격감을 앞으로도 유지한다면, 주전 자리도 꿰찰 수 있다. 임병욱이 시즌 초반 빠지기 때문에 기회는 더 많이 올 것이다.

물론 시범경기와 정규 시즌은 또 다르다. 지금까지 자신있게 배트를 휘두르는 이정후도 막상 시즌에 돌입하면 100%로 전력투구하는 상대팀 '에이스'들의 투구에 당황할 수 있다. 신인이기 때문에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다. 아직 수비 보완도 필요하고, 경험을 통해서만 발전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장정석 감독이 이정후를 1군 엔트리에 넣기로 한 것도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기회를 주고싶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동시에 선배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된다. 고졸 신인이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쟁 구도가 치열해진다. 1군 경력이 수 년 차인 야수들도 방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넥센이 대형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영입 없이도, 좋은 선수들을 꾸준히 길러낸 것은 이런 경쟁 구도가 한 몫 했다. 열심히 하면 기회가 따라온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선수들은 스스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이정후의 1군 합류 역시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